백두대간 종주 30차(구룡령-갈전곡봉-점봉산-한계령)
백두대간 종주산행기
제30차 (구룡령~조침령~한계령)
1.위치: 강원도 홍천군, 인제군, 양양군 소재
1.대간상 주요산: 갈전곡봉(1,240미터), 점봉산(1,424미터), 망대암산
(1,236미터)
1.산행일시: 2008. 7. 13.(일)~ 7. 14.(월)(3박2일)
1.산행코스: 구룡령-옛구룡령-갈전곡봉-왕승골안부-968봉-연가리골안부-956봉-옛조침령-조침령(1박)-1136봉-북암령-단목령-오색갈림길-점봉산-망대암산-1157.6봉-한계령
1.총산행시간: 23시간 45분(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1.이동거리: 45.15킬로미터(누적 대간거리: 695.32킬로미터)
종주전날
이제 가야할 대간길이 얼마남지 않았다. 벌써부터 아쉬운 마음이 커져만 간다. 이번 산행의 큰 숙제는 험난한 한계령 암릉길을 알바하지 않고 무사히 내려서는 일과 설악 국공파를 만나지 않는 것이다. 선답자의 산행기로 철저히 예습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어 대간길에 나섰다. 어제 저녁부터 안성에 있는 배꽃펜션에서 사무실가족 야유회를 가졌다. 오늘 새벽에 이르기까지 술을 마시고 정담을 나누었다. 귀가하자마자 산행채비를 갖추고 무궁화열차(영동에서 14:18출발)와 시외버스(대전에서 15:40)로 강릉에 도착하였다. 동아싸우나 찜질방 근처 식당에서 뼈해장국으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고, 찜질방에서 하루 묵었다(5,000원). 평일임에도 이용객들이 많은 편이다. 헨폰 알람을 설정하고 취침하였다(23:00).
종주 첫날( 7. 13. 일요일)
1.날씨: 비온후 갬
1.산행구간: 구룡령에서 조침령까지
1.산행시간: 10시간 30분
1.끝없이 이어지는 원시림의 녹색터널
알람시간보다 항상 먼저 일어나게 된다. 처마물 떨어지는 소리와 빗길을 달리는 자동차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04:20) 창밖을 바라보니 가랑비가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를 청취하니 오전에 한차례 비가 온후 오후에 개인다고 한다. 요즘 일기예보는 제멋대로이다. 강릉에서 첫시외버스를 타고(05:50) 양양에 도착하였다. 양양에 이르자 비가 그치고 날이 개이기 시작한다. 터미널 근처 기사식당에서 된장찌개로 아침식사를 하고 08:10에 출발하는 완행버스에 승차하였다. 몇 명되지 않은 손님마저 마을어귀에서 모두 하차하고 나홀로 버스를 전세내어 굽이굽이 구룡령 고갯길을 힘겹게 올라간다. 차창너머로 바라보니 높은 산자락은 운무와 숨바꼭질을 하고, 오늘 가야 할 대간줄기가 조망된다. 오늘 진행구간은 통제구간이 없어 모처럼 마음이 가볍기만 하다. 구룡령에 도착하니 서울에서 온 일반산행객들 5-6명이 산행준비를 하고 있다. 뒤늦게 달려온 노점상 주인부부가 앞서간 산행객들에게 장사하는데 방해가 된다며 차를 빼 달라고 소리친다. 들머리에 있는 가파른 계단길로 올라서면서 산행을 시작한다(09:00). 일반산행객들을 추월하여 올라간다. 가파른 오름길이 다소 완만해지면서 숲길로 이어진다. 운무속에 들어 갔다 나오기를 반복한다. 등로 주변의 숲은 아침에 내린 비로 젖어 있어 금새 바지가 젖어 들었다. 잠시 전망이 트이면서 오른편으로 구불구불 산허리를 감고 오르는 구룡령 오름길 도로와 함께 약수산이 조망된다. 옛구룡령을 지나(09:30) 올라가다보니 지도상에 없는 치밭골령이라고 적혀있는 말뚝이 나온다. 뒤따라 오던 산행객들의 목소리가 가깝게 들려 오는듯 하더니 다시 멀어져간다. 한참 올라서자 갈전곡봉에 도착한다(10:43). 정상에는 잡목이 우거져 있어 전혀 조망이 없으며 정상표지석도 없다. 갈전곡봉에서 서쪽으로 가칠봉을 지나 응봉산, 방태산, 개인산으로 웅장한 산줄기가 뻗어 나가고 있다. 대간표지기의 안내를 받아 대간길을 따라 내려간다. 쉴만한 곳에는 통나무휴게의자가 놓여 있고 가파른 구간에는 통나무계단길이 조성되어 있다. 대간길 정비에 공을 들인 산림청의 노고이리라. 오른편 잡목숲 사이로 가야 할 대간줄기가 흐린 날씨속에 보인다. 정상부근에 잡목을 제거하여 다소 전망이 트이는 1107봉에 도착한다(11:46). 잘려나간 나무밑둥에 1107봉이라고 적혀 있다. 방금 지나 온 무명봉이 뾰족하게 보이고 잡목숲 사이로 구룡령 고갯길과 약수산이 조망되고 남서쪽 방향으로 응봉산을 지나 방태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우람한 모습으로 조망된다. 가파르게 진탕길로 내려오자 조경동과 왕승골로 갈라지는 4거리 안부에 이른다(12:42). 산림청에서 세운 백두대간 안내판이 서 있다. 이곳에서 통나무 휴게의자에 앉아 누룽지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짙은 숲속터널길을 따라 걸어간다. 다시 힘겹게 올라서자 삼각점이 있는 968.1봉에 이른다(13:52). 정상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조봉자락이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고 북쪽으로 가야할 대간줄기가 조망된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숲길을 따라 걸어간다. 어떤 곳에는 잡목숲으로 등로가 보이지 않는 곳을 지나가기도 한다. 편안한 등로를 따라 내려오다보니 연가리골 갈림길이 있는 안부에 이른다(14:50). 이곳에서 서울에서 온 단체산행객 선발대 2명을 만났다. 양수발전소에서 출발하여 연가리골로 내려간다고 한다. 가파르게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조망이 없는 숲길의 무명봉을 많이 넘어가다 보니 그곳이 그곳같아 지루하기만 하다. 안부마다 통나무 휴게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그나마 연가리골안부에서 만났던 일행의 단체산행객들을 종종만나 덜 심심하였다. 등로유실방지를 위하여 돌을 깔아 놓은곳도 지나간다. 청개구리 한 마리가 지나간다. 고봉준령에도 개구리가 있다니 기이하다. 펑퍼짐한 등로 주변에는 멧선생의 쟁기질이 여전하다. 황이리갈림길을 지나(17:36) 가파르게 올라가다가 바위봉우리에 이르기까지 편안한 능선길로 이어진다. 왼편 숲사이로 쇠나드리계곡과 함께 포장도로가 보인다. 동해에서 불어오는 높새바람의 강도가 황소가 날아갈 정도로 세게 불어 쇠나드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옛조침령(쇠나드리고개)을 지나 등로바닥이 보이지 않는 잡목숲길로 이어진다. 다시 산을 넘어 한참 걸어가자 등로 좌측편으로 조침령 비포장고갯길이 보이면서 길다란 나무통로로 이어진다. 설피마을을 보듬고 있는 점봉산에서 작은점봉산을 지나 가칠봉으로 이어지는 산자락이 조망된다. 이곳에서 새나드리민박집에 택배를 요청하고 비포장도로로 내려 서서 조금 더 걸어가자 조침령에 당도한다(19:30). 조침령에는 산림청에서 세운 정상표지석과 함께 백두대간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다. 재작년에 터널이 개통되어 인제 진동리에서 양양 서림리로 포장도로가 지나가고 있다. 따라서 터널 윗부분은 한적한 비포장길로 남아있다. 신발이 젖어 있고 바지가 흙투성이가 되었다. 오늘 산행구간은 예습한 대로 하루종일 숲길을 걷느라 조망이 거의 없어 지루감을 느끼는 따분한 산행이 되었다. 또한 진드기로 유명한 구간인데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고갯마루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다보니 민박집 주인(조명호님)이 겔로퍼를 몰고 올라온다. 인사를 나누고 새나드리펜션에 도착하였다. 사모님이 건네주는 음료수와 떡으로 요기를 하였다. 인제군 기린면 진동2리에 자리한 이 펜션은 히말라야 산행경력이 있는 산꾼부부가 1995년도에 이곳에 정착하여 전원생활을 하고 있으며 사모님은 현재 진동2리 이장님이다. 샤워를 하고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였다(택배비 포함 50,000원). 장마철인 요즘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곳은 선선한 가을날씨이다. 고원지대라서 에어콘과 선풍기가 필요없다고 한다. 맑게 개인 밤하늘에 상현달이 두둥실 떠 있고 방태천으로 흘러 내려가는 진동리계곡물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려온다. 본채는 주인가족이 거주하고 있고 6년전에 신축한 황토 한옥 별채는 민박으로 사용되고 있다. 5시에 아침식사예약을 하고 내일 산행구간을 예습한 다음 일찍 취침하였다.
종주 둘째날( 7. 14. 월요일)
1.날씨: 흐림
1.산행구간: 조침령에서 한계령까지
1.산행시간: 13시간 15분
1.운무속 한계령 암릉길에서 펼쳐지는 연하선경
일찍 기상하여(04:00) 밖에 나가보니 옅은 안개만 껴 있을 뿐 날씨가 좋은 편이다. 사모님이 차려준 아침식사를 하고 주인님의 택배로 조침령에 도착하였다. 주인님과 작별하고 상큼한 새벽공기를 마시면서 산행을 시작한다(05:30). 조금 올라가자 우측편 가까이에 비포장 조침령 옛길이 보이고 저 멀리 터널로 지나가는 포장도로가 보인다. 900.2봉을 지나 철쭉능선길을 따라 오르자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진 전망좋은 943봉에 이른다(06:30). 조봉 자락과 함께 양수발전소 하부댐의 모습이 보이고 지나온 대간줄기가 조망된다. 이곳에서 대간길은 좌측(서쪽)으로 꺽인다. 잡목지대를 지나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오늘따라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아 이른 아침인데도 땀을 많이 흘려 윗옷이 흥건이 젖었다. 1018봉에 이르자 양수발전소 상부댐이 가까워 졌는지 출입금지 경고판이 나온다. 잡목숲에 가려져 상부댐은 보이지 않고 경고판이 계속 나타난다. 등로주변이 펑퍼짐하면 으레 멧선생이 쟁기질을 하여 초토화시켜 놓았다. 멧돼지의 천적이 없어 개체수가 많이 증가하였나보다. 1136봉을 지나 가파르게 내려서자 북암령에 이른다(09:01). 이정표에는 직진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우측길로 가다가 좌회전하여야 한다. 0909님께서 이정표에 자세하게 적어 놓으셨다. 북암령은 펑퍼짐한 지대로 멧선생의 쟁기질이 심한 편이다. 다시 오르내림을 반복하여 걸어간다. 875봉에서 우측편을 바라보니 설악산 자락이 운무에 잠겨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단목령에 가까이 이르자 좌측편 계곡에 물이 흐르는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마루금산행하면서 물소리 듣기가 어려운데 무더운 여름날 물소리만 들어도 시원하기만 하다. 내려가서 알탕을 하고 싶으나 갈길이 멀어 그냥 통과한다. 조금 더 내려가자 단목령에 이른다(10:29). 단목령에는 인상이 구겨진 백두대장군과 백두여장군의 장승목이 서 있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오색초등학교가 나오고 좌측으로 내려가면 설피마을이 나온다. 설피마을쪽에 독립국인 설피민국이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도 대통령이 잘 계신지 궁금하다. 오색쪽으로 국립공원에서 세운 출입금지안내판이 서 있고 점봉산 방향으로는 출입금지안내판이 없다. 오늘 진행한 조침령에서 점봉산에 이르는 구간은 산림청에서 세운 이정표가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다. 현재 대간길을 산림청에서 관리하고 있고 875봉부터 단목령을 지나 점봉산에 이르기까지 설악산국립공원과 경계지역인 것으로 보아 적어도 이 구간에서는 산림청에서는 몰라도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통제할 곳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선답자의 표지기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단목령에서 오색갈림길에 이르기까지는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완만하게 올라가는 순한 길의 연속이다. 좌측편 잡목숲 사이로 점봉산을 바라보니 정상부근이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운무가 곧 벗겨지리라 희망을 갖고 올라간다. 오색갈림길을 지나자(12:23) 점점 가팔라진다. 고도를 높이자 점점 운무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올라 가다가 민박집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갈증이 나서 물에 말아서 먹었다. 앉아 쉬거나 식사를 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파리가 앵앵거리며 주변을 맴돌아 귀찮게한다. 힘겹게 가파른 오름길로 올라서자 점봉산이다(13:53). 사방팔방 구름속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점봉산에서 바라보는 설악산의 모습이 압권이라 했건만 야속하게도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이상하게시리 설악산, 덕유산, 지리산, 소백산 등 명산에 처음 올라섰을 때에는 항상 운무속이라 제대로 보지 못하였다. 한번 더 올라 오라는 산신령님의 준엄한 명령이리라. 남설악이라고도 불리는 점봉산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육산이지만 북쪽으로 칠형제봉과 만물상의 암봉을 거느린 명산이다. 키가 작은 관목숲길을 따라 완만하게 내려간다. 구름이 흘러가는 점봉산자락의 숲이 아름답다. 잠시 구름속에서 햇님이 보였다가 이내 사라진다. 멋들어지게 자라있는 주목나무도 보인다. 한참 내려가다보니 갈림길이 나온다. 좌측길은 우회로이고 우측길은 망대암산 오름길이다. 우측길을 따라 도적들이 망을 보았다는 망대암산에 오른다(14:48). 망대암산은 암릉으로 되어 있다. 전망이 뛰어나다는 이곳에서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암릉구간을 조심스럽게 지나 숲길로 내려오니 십이담계곡 갈림길 안부에 이른다(15:40). 우측길로 내려가면 옛날 위폐범들이 위조엽전을 만들었다는 주전골(십이담계곡)이 나오고 더 내려가면 오색약수가 나온다. 한동안 부드러운 산죽터널 오름길이 계속 이어진다. 1157.6봉 오름길에 유에프오바위가 있다.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메모지에 적어 놓은 한계령 암릉길 주의사항을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우측편으로 운무가 잠시 벗겨지면서 설악산과 점봉산에서 흘러내린 암릉줄기가 멋있게 보인다. 설악산 권역에 들어 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이정표나 정상표지석도 없는 1157.6봉을 지나 본격적인 암릉길이 시작되는 1155봉에 이르자 선답자들이 많이 알바했던 갈림길이 나온다(16:54). 이곳에서 직진하면 안되고 우회전하여야 한다. 우측편으로 대간표지기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이곳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한 다음 스틱을 접어 배낭에 수납하고 장갑을 끼고 본격적인 암릉길 산행준비를 하였다. 운무사이로 바위가 솟구친 가야할 암릉능선이 일부 조망된다. 로프를 잡고 바위절벽을 올라갔다가 다시 가파르게 내려온다. 좌측편을 바라보니 수려한 암봉이 멋있게 다가온다. 다시 구름 속에 잠겨들면서 방향감각이 없어진다. 다행이 선답자들의 대간표지기가 곳곳에 매달려 있어 길을 놓치지 않았다. 개구멍같은 곳도 지나가고 네발로 바위 사이를 헤집고 올라갔다가 내려가기도 한다. 바위절벽을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서는 것이 가장 힘이 들었다. 흘러가는 구름 사이로 뾰족뾰족 솟은 암봉을 바라보니 이곳이 선경이로다! 너무 지쳐있는 상태라 휴식을 자주 취하면서 천천히 이동하였다. 선답자들의 산행기에서 보았던 고사목 나무사다리는 보지 못하였다. 짙은 운무속에 한계령쪽에서 자동차 소리만 들려 올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흘러가는 운무 사이로 언뜻언뜻 필례약수로 가는 도로와 한계령 오름길길이 보였다가 사라지곤 한다. 약 한시간에 걸쳐 암릉구간을 무사히 통과하였다. 편안한 능선길을 따라 내려오니 최근에 신축한 공원지킴터가 보인다. 쥐 죽은듯 소리없이 조용히 다가서니 지킴터에는 아무도 없다. 지킴터 우측으로 하산하여 절개지 급사면길을 지나 철조망을 따라 내려서자 필례도로가 나온다(18:33).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곳에서 한계령까지는 필례도로 절개지가 심하여 마루금으로 올라설 수 없다. 필례도로와 국도를 따라 올라간다. 운무가 걷히면서 한계령계곡의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계령휴게소가 있는 고갯마루에 이르러 오늘 산행을 마쳤다(18:45). 평일이라 그런지 온종일 단한명의 산행객도 만나지 못하였다. 휴게소에서 바라보는 만물상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옛날에 소동라령 또는 오색령으로 불렀던 한계령에는 인제에서 양양으로 44번 국도가 지나가고 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당시에 비포장길의 한계령을 스릴넘치게 넘어갔던 기억이 새삼 떠 오른다. 양희은이 불렀던 ‘한계령’노래가 귓전에 맴돈다. 화장실에서 땀에 젖은 옷을 갈아 입으니 개운하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고갯마루에 서 있으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 몸은 무겁지만 기분만은 상쾌하다. 한계령에서 19:30에 출발하는 속초행 시외버스에 승차하였다. 구불구불 구비가 심한 계곡길을 따라 내려온다. 운무가 걷히면서 주변으로 아름다운 설악산 오색계곡의 절경이 펼쳐지고 지나 온 점봉산의 육중한 모습이 보인다. 재작년 수해로 처참하게 쓸려나간 계곡을 바라보니 안타깝기그지 없다. 양양에서 시외버스(20:20출발)를 이용하여 강릉에 도착하였다. 더위를 먹었는지 배도 고프지 않고 속이 더부룩하다. 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해장국으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다시 동아싸우나 찜질방에 들려 싸우나로 산행피로를 풀고 일박하였다. 이틀연속 장거리 산행으로 심신이 피곤하여 자다깨다를 반복하였다. 다음날 고속버스와(강릉에서 07:00첫차) 무궁화열차로(대전에서 10:55출발) 귀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