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기타/해외여행

홋카이도의 겨울1

덕유평전 2015. 2. 15. 19:28

 

 

 

전날 (2015. 2. 5. (목) 날씨: 맑음)

하은, 세용과 함께 일본 북해도(홋카이도) 가족여행을 하기로 하였다. 사무실을 오랫동안 비울 수 없어 나는 4박5일 일정으로, 하은과 세용은 6박7일 일정으로 여행하게 되었다. 11년전 유럽 국제화연수에 다녀 온 이후로 2번쩨 해외여행이다. 11년전에는 필름자동카메라를 가져 갔었는데 이번에는 DSLR인 D700으로 준비하였다. 장비를 줄인다고 줄여도 카메라가방 하나 가득이다. 영동에서 무궁화열차로, 대전에서 우등고속버스로 인천 동생집에 도착하였다. 제수씨가 준비한 설렁탕 맛이 일품이었다. 세용과 합류하여 동생집에서 1박하였다.

 

 

첫날(2015. 2. 6. (금) 날씨:맑음)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인 05;30에 일찍 기상하였다. 제수씨와 동생이 인천국제공항까지 승용차로 바래다 주었다. 새로 신축한 인천대교를 지나 30여분만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이른 아침인데도 공항에는 수많은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규모가 커서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다. 수속을 마치고 09:05에 출발하는 진에어 소속 삿포로행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이륙하더니 하늘을 날고 있다. 기내에서 제공하는 삼각김밥으로 간식을 하였다. 차창 밖을 내다보니 동쪽사면에  눈이 쌓인 산이 보이는데 아마도 강원도인 것 같다. 약 2시간 40분만에 신치토세공항에 착륙하였다. 공항역사에서 세용이가 영어로 상담을 하면서 레일페스를 끊었다. 세용은 책자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목적지를 찾고 유명한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다. 사실상 가이드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대견스럽기만 하다. 나 혼자라면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길거리에서 시간을 다 보낼 것이고 온갖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남치토세역에서 열차를 갈아타고 소박하고 아담한 노보리베쓰(등별(登別))역에 도착하였다. 택시로 온천마을로 이동한다. 일본의 택시기사들은 나이가 많은 편이며 매우 친절하다. 연로한 택시기사님은 짐을 트렁크에 실어주고 내려주곤 한다. 일본은 영국과 마찬가지로 운전석이 반대로 되어 있고 차선도 반대라서 역주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에는 한자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간판이며 이정표에 대부분 한자로 표기되어 있어 일본어를 못하는 나도 그뜻을 대부분 이해할 수 있었다. 일례로 손님이 없는 택시를 우리나라에서는 ‘빈차’라고 표기하는데 일본에서는 한자로 ‘空車’라고 사용하고 있다. 온천마을에 있는 대형 료칸인 ‘석수정’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일본의 료칸(여관(旅館))은 우리나라의 여관과는 차원이 다르다. 호텔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며 일본의 전통문화를 체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료칸에서는 저녁과 아침식사가 제공되며, 객실은 다다미방으로 유카다가 준비되어 있다. 이곳 온천마을은 계란 썩는 냄새와 비슷한 유황냄새로 가득하다. 매케한 유황냄새를 맡으면서 노보리베쓰 지고꾸다니(지옥계곡)을 둘러 보았다. 골짜기 곳곳에서 수증기가 피어 오르고 있어 마치 활화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눈길을 따라 산자락을 넘어가자 큰 호수에서 많은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는가 하면 산 봉우리에서도 수증기가 올라가고 있다. 일본은 우리와 같은 시간을 쓰지만 해는 1시간정도 일찍 지기 때문에 5시 넘어서자 금새 어둑어둑해진다. 호수에서 흘러 내리는 물에서도 수증기가 피어 오른다. 날이 어두워져 천연족탕은 생략하고 료칸에 도착하여 뷔폐식으로 저녁식사를 맛나게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보니 이부자리가 깔려 있다. 유카타 옷으로 갈아 입고 온천욕을 하였는데 노천탕의 전망은 없다. 온천탕에는 수건을 따로 주지 않으며, 옷장이 없고 바구니에 옷을 담아야 한다. 수건을 준비하지 않아 대충유카타로 갈아 입고 객실로 들어왔다. 나른하게 피로가 몰려 오면서 이내 잠이 들었다.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상공위를 날고 있다. 얼어 있는 호수는 도암호이다.)                                                     

 

 

 

 

 

 

 

 

 

 

 

 

 

 

 

 

 

 

 

 

 

 

 

 

 

 

 

 

 

 

 

 

 

 

 

 

 

 

 

 

 

 

 

                                                                                   (남치토세 역)

 

 

 

 

 

 

 

 

 

 

 

 

 

 

 

 

 

 

 

                                                                       (석수정에서)

 

 

 

 

 

 

 

 

 

 

 

 

 

 

 

 

 

 

 

 

 

 

 

 

 

 

 

 

 

 

 

 

 

 

 

 

 

 

 

 

 

 

 

 

 

 

 

 

 

 

 

 

 

 

 

 

 

 

 

 

 

 

 

 

 

 

 

 

 

 

 

 

 

 

 

 

둘쩨날(2015. 2. 7. (토), 날씨: 구름많음)

료칸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택시로 노보리베쓰(登別)역에 도착하였다. 하꼬다테행 급행열차에 탑승하였다. 들녘과 산에는 하야 눈이 덮혀 있다.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남행열차라서 좌측편으로 푸르른 바다가 펼쳐진다. 2시간 반넘게 달려 하꼬다테(함관(函館))역에 도착하였다. 하꼬다테는 조용한 도시로 전차가 다니고 있다. 그랜드 호텔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여행을 시작한다. 150년의 역사를 간직한 천추암본점에서 화과자를 사먹었다. 오래되고 허름한 엣날 건물이라 과거로 여행온 느낌이 들었다. 하꼬다테 거리는 적막할 정도로 오가는 사람들이 없는 편이다. 유명한 맛집에 들려 회전초밥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하꼬다테는 1859년 요코하마, 나가사키와 함께 일본최초의 국제무역항으로 개항한 도시로 당시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1911년 우체국으로 지은 붉은색 건물의 명치관을 비롯하여 허름한 여러동의 창고건물을 둘러 보았다. 창고건물 안에는 각종 쇼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저곳 둘러 보다가 전망이 좋은 언덕길로 이동하였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며 멀리 흰눈을 이고 있는 산이 보인다. 일찍 개항한 도시라서 일본식 건물과 함께 서양식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교회, 성당, 신사, 사원 등을 차례로 둘러 보았다. 하꼬다테 야경을 감상하기 위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하꼬다테야마(산)로 올라 간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하꼬다테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 온다. 하은과 세용은 휴게소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기다리게 하고 나는 옥상으로 올라가 하꼬다테의 야경을 담기 위하여 해지기 1시간 반 전에 삼각대를 펼치고 자리를 확보하였다. 조금 늦게 갔더라면 자리가 없을 뻔 하였다. 캐논 카메라를 들고 있는 일본인 젊은 청년이 나에게 일본어로 뭐라고 얘기하는데 보아하니 사진을 찍어 달라는 것 같다. ‘하나, 둘, 셋’하면서 사진을 찍어 주었더니 ‘코리아’라고 묻는다. 고개를 끄덕이자 한국말로 ‘고맙습니다’라고 말하여 내가 ‘아리가도 고자이마스’라고 답하였다. 꾸역 꾸역 많은 관광객들이 케이블카로 올라오면서 금새 붐비기 시작한다. 특히 단체로 온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전망대에는 3-4겹으로 인파가 몰렸으며 몰려 든 사람들이 삼각대를 자주 건드려 신경이 쓰였다. 어둠이 내리는 가운데 하꼬다테의 야경은 보석을 깔아 놓은 듯 아름답기만 하다. 사진을 찍고 내려 올려고 하는데 워낙 관광객들이 많아 길게 줄을 서서 한참 기다렸다. 전망대에서 내려와서 소금라면으로 유명한 맛집에 들려 라면으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상당히 규모가 작은 구멍가게 수준의 식당이다. 라면맛이 삼계탕 국물에 국수를 먹는 것 같았다. 호텔로 돌아와서 취침을 하였다.

 

 

 

                                                                           (노보리베쓰 역)

 

 

 

 

 

 

 

 

 

 

 

 

 

 

 

 

 

 

 

 

 

 

 

                                                                              (하꼬다테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