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백두대간종주기

백두대간 종주 15차(밀재-대야산-버리미기재)

덕유평전 2007. 8. 4. 16:21
 

                     백두대간 종주산행기


제15차 (밀재~버리미기재)

1.위치: 충북 괴산군, 경북 문경시 소재

1.대간상 주요산: 대야산(930.7미터)

1.산행일시: 2007.  8.  2. (목)

1.날씨: 맑음

1.산행코스: 벌바위-용추계곡-월영대-밀재-코키리바위-대문바위-대야산-촛대재-촛대봉-불란치재-곰넘이봉-버리미기재

1.산행시간: 6시간(휴식 및 중식시간 포함)

1.이동거리: 5.8킬로미터(대간거리만)


1.무더운 여름날 용추의 비경을 가슴에 담고 바위천국 대야산에 오르다.

대야산구간을 종주하기로 마음먹고 일찍 일어나 새벽밥을 먹고 어둠속에 출발하였다(04:10). 새벽하늘에 하현달이 구름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모서를 지나 상주에 이르자 안개가 짙게 끼어 온종일 운무속에 헤메는 산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벌바위주차장에 이르자 아침해가 옅은 안개속에 떠 오르고 가야할 대야산 자락이 나를 반겨주고 있다. 날씨가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오늘 산행은 구간이 짧아 여유있는 널널한 산행이 될 것 같지만 대야산 직벽을 비롯한 위험한 암릉길이 도사리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산행채비를 갖추고 주차장에서 출발한다(06:40). 계단길을 따라 나지막한 산등성이를 넘자 용추계곡과 함께 식당상가가 나온다. 계곡에는 피서객들이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고 있다. 계곡에는 넓다란 암반위로 맑은 물이 흘러 내려가고 있다. 조금 올라가자 그 유명한 용추가 나온다. 옥류가 암반을 타고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폭포를 이루며 흘러 내려 하트모양의 움푹 페인 바위에 소를 만들어 다시 암반을 타고 흘러 내려간다. 바위 양쪽으로 용의 비늘 흔적이 선명하게 보인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옥색의 소를 바라보니 가슴마저 시원하다. 하산길이라면 알탕하고 싶은데... 아쉬운 마음을 접어두고 계곡으로 난 등로를 따라 올라가자 갈림길이 나온다. 잠시 고민하다가 물을 건너 좌측으로 난 계곡길로 올라간다. 피아골갈림길이 있는 월영대를 지나 완만한 계곡길로 올라간다. 고도를 높이자 물소리가 점점 가늘어지더니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4거리 안부인 밀재에 도착한다(08:12). 다소 가파른 대간길을 따라 올라가자 코끼리바위가 나오고 대문바위가 나온다. 바위에  올라서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저 멀리 속리산 연봉이 흐릿하게 보이고 청화산과 함께 구름에 반쯤 가려진 조항산과 함께 둔덕산으로 이어진 통시바위 산자락이 가깝게  보인다. 조금 더 올라서자 나뭇가지가 힘겹게 떠 받치고 있는 듯한 큰 바위가 나오고 바위 사이로 통로가 있다. 가까이로 중대봉 암봉이 멋있게 보인다. 대야산은 바위 천국이다. 능선길에서 바라보니 가야 할 촛대봉과 곰넘이봉이 보인다. 중대봉갈림길에서 우회전하여 올라간다. 이제 대야산이 지척이다. 내려 섰다가 암릉길로 올라서자 대야산 정상에 이른다(09:15). 정상에는 한사람도 없어 고즈넉하기만 하다. 휴식을 취하면서 사방을 조망하여 본다. 괴산 쪽으로는 그런대로 보이나 문경쪽으로는 운무가 차 오르면서 잘 보이지 않는다. 정상 표지석 너머 우측으로 표지기가 많이 매달려 있다. 이 길은 대간길이 아니고 피아골 하산길로 많은 대간 선답자들이 알바했던 곳이기도 하다. 대간선배님들의 산행기를 많이 읽어 예습을 한 탓에 초행길이지만 낯설지 않다. 바위를 넘어 대간길로 접어든다. 조금 내려가자 대간길에서 가장 험하다는 그 유명한 직벽하산길이 나온다. 아래를 쳐다보니 직벽에 가까운 바위와 흙절벽으로 긴장감이 든다. 체인젠을 착용하고 로프를 잡고 천천히 내려간다. 10여미터 내려가면 발을 디딜 공간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또다시 아래로 절벽길이 계속 이어진다. 잔뜩 긴장을 하고 조심스럽게 내려서다 보니 생각보다 빨리 직벽구간이 끝났다. 직벽구간의 길이가 약 50미터정도 되는 것 같다. 가파른 길로 한참 내려서자 촛대재에 이른다(10:04).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촛대봉을 향하여 가파르게 올라간다. 가파른 바위를 로프에 의지하여 힘겹게 올라간다. 바위에서 뒤돌아 바라보니 대야산이 험상궂게 서 있다. 깍아지른듯한 저 험한 북릉으로 내려 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조금 올라가자 묘지가 있는 촛대봉에 당도한다(10:26). 촛대봉에서 가파른 내리막길이 완만한 소나무숲길의 등로로 바뀐다.후텁지근한 날씨로 바람마저 불지 않아 무척 덥다. 또한 날파리가 앵앵거리며 계속 따라 붙어 짜증나게 한다. 수건으로 휘저어도 소용이 없다. 오늘은 지나간 산님이 없는지 가끔씩 거미줄이 얼굴에 달라 붙는다. 갈증이 심하여 쉴 때마다 물을 마셨다. 불란치재를 지나(10:42). 다시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대간종주는 끝없는 오르내림의 반복이다. 자기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곰넘이봉 오르막길을 앞에 두고 허기가 져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였다(10:55). 날씨가 더워 밥을 물에 말아 먹었다. 식후 포만감을 느끼면서 천천히 곰넘이봉을 향하여 올라간다. 완만한 오름길이 급경사로 바뀐다. 로프를 잡고 바위절벽을 타고 올라간다. 암릉길에 기묘한 형상의 미륵바위가 아름다운 자태로 서 있다. 미륵바위 오른편으로 위풍당당한 대야산과 함께 촛대봉이 보인다. 곰넘이봉인줄 알고 올라 섰더니 곰넘이봉은 저편에 있다.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 바위로 되어 있는 곰넘이봉에 도착한다(11:45). 곰넘이봉에서 바라보는 조망또한 일품이다. 둔덕산으로 이어지는 긴 산자락이 용추계곡을 보듬고 있고 벌바위 주차장이 내려다 보인다. 곰넘이봉 내리막길에도 로프가 설치된 절벽길이 있다.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조망좋은 바위에서 가야할 대간줄기를 바라본다. 장성봉과 함께 우측으로 온통 바위로 되어 있는 희양산이 하얗게 보이고 우측으로 멀리 백화산이 보인다. 암릉길로 내려 섰다가 다시 올라간다. 로프가 있는 급경사 바위를 타고 오르자 무명봉에 이른다. 무명봉에서 하산하여 헬기장을 지나 편안한 등로를 따라 내려오자 버리미기재에 도착하면서 산행을 마쳤다(12:40). 오늘은 평일이라 그런지 등산객을 한명도 만나지 못하였다. 버리미기재의 대간 날머리와 들머리에는 속리산국립공원에서 설치한 입산금지표지판이 서 있다. 땡볕에 포장도로를 따라 약 30분정도 걸어 내려오자 벌바위주차장에 이른다. 너무 더워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었다. 가게 아주머니가 건네주는 시원한 감식초 한잔이 더위를 식혀준다. 오늘 산행은 거리는 짧지만 무더운 날씨속에 유격코스나 다를 바 없는 암릉길을 통과하느라 힘이 많이 들었다. 땀에 흥건하게 젖은 옷을 갈아입고 귀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