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쩨날(2015. 2. 8. (일), 날씨: 흐려져 온종일 비)
포근한 날씨속에 하늘은 잔뜩 흐려있다. 전차를 타고 세 번쩨 정거장인 하꼬다테역에서 하차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서울에서 전차를 운행하였으나 없어졌다. 따라서 전차는 오늘 난생처음 탑승하게 되었다. 역근처 아침시장(朝市)을 둘러보았다. 온갖 싱싱한 생선들과 건어물 식료품 그리고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상인들의 목소리가 큰 편으로 시끄럽기만 하다. 살아 있는 오징어를 즉석에서 잡아 회를 떠 주기도 한다. 바닷가에서 하꼬다테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드디어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눈을 맞으러 왔는데 비가 오다니.... 호텔 근처 아사리본점에서 ‘스끼야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오래된 일본식 건물로 2층 복도를 따라 다다미 방으로 안내를 받는다. 스끼야끼는 전통흑암소 등심을 왜간장에 조리해 먹는 유명한 맛집이다. 나이가 지긋한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서빙을 해 주었다. 후식으로 나온 유자아이스크림 맛이 너무 좋았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였다. 다시 전차를 타고 종착역인 유노카와 온천마을이 있는 ‘탕천(湯川)역’에 도착하였다. 비를 맞으며 약 15분정도 걸어가자 바닷가에 있는 ‘어화(魚火)관’료칸에 당도한다. 이곳에서 온천욕을 하였다. 온천수는 염도가 있어 다소 짭짤하며 온도는 열탕 수준으로 뜨거운 편이다. 온천의 규모가 매우 작고 소박한 편이다. 마치 가정집 온천같다. 손님도 3-4명으로 고즈넉하다. 넘실대는 태평양을 바라보며 뜨거운 노천탕에 몸을 담그니 기분이 너무 상쾌하다. 탕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기를 반복하였다. 어둠이 내리는 가운데 전차로 호텔근처로 이동하였다. 하세가와스토어 베이에리어점에서 돼지꼬치와 밥이 들어 있는 야키토리 도시락으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어제 한국 KBS2티브이에서 방영한 주말연속극 ‘가족끼리 왜이래’를 스마트폰으로 시청하였다. 일본에서 한국티브이를 스마트폰으로 보다니 세상 많이 좋아졌다. 밤 9시 조금 넘어 호텔에서 나와서 전차로 하꼬다테 역으로 이동하였다. 비는 잠시 그친 상태이다. 근처 골목길에 있는 선술집에 들려 맥주와 가리비구이와 이면수 구이를 맛나게 먹었다. 주문하는데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옆자리에 앉아 있는 젊은 한국인이 도와 주었다.
넷째날(2015. 2. 9. (월), 날씨: 눈 내린 후 구름 많음)
기상하여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니 하얀 눈이 쌓여 있는 가운데 눈이 내리고 있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하은과 함께 눈 오는 거리를 산책하였다. 비가 내리던 어제와는 딴세상이다. 바람까지 불어 눈보라가 휘몰아 치더니 구름 사이로 햇님이 방긋 웃는다. 하꼬다테역에서 급행열차를 타고 3시간 가까이 달려 삿포로역에 도착하였다. 삿포로에 도착하니 눈은 오지 않는데 영하 13도의 강추위이다. 하꼬다테와 기온차가 큰 편이다. 거리에는 많은 눈이 쌓여 있다. 역근처 유명한 맛집에서 수프카레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세용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귀신같이 식당을 잘도 찾아낸다. 카레에는 버섯 당근 부루커리 등 신선한 야채와 닭고기가 들어 있어 맛이 좋았다. 삿포로 역 근처에 있는 아스펜호텔에 여장을 풀고 눈축제가 열리고 있는 오도리공원을 향하여 걸어간다. 삿포로는 빌딩이 즐비한 큰 도시이다. 고즈넉한 하꼬다테와는 대조적이다. 어둠이 내려 앉는 사포로의 도심 야경 또한 아름답다. 눈축제장에 이르자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크고 작은 눈으로 만든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으며 먹거리 장사꾼들로 즐비하다. 슬로프에서는 스키로 활강하는 쇼를 펼치고 있다. 얼음으로 만든 조형물 또한 눈길을 머무르게 한다. 1954년에 오픈한 징기즈칸 다루마 식당에서 양고기 구이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식당은 협소한 편으로 입구부터 순번을 기다리느라 길게 줄을 서서 한참 기다렸다. 숯불에 구운 양고기는 냄새도 나지 않고 맛이 좋았다. 양파와 함께 왜간장에 찍어먹는 고기 맛을 보니 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삿포로역 야경을 촬영하고 호텔로 들어와서 취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