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종주산행기

사부님과 함께 한 미완의 천성장마

덕유평전 2010. 5. 7. 21:45

1.산행지 천태산-대성산-장령산 종주

1.위치 : 충북 영동군. 옥천군, 충남 금산군 소재

1.주능선상 주요산: 천태산(715미터), 대성산(705미터), 장용산(656미터)

1.산행일시: 2010. 5. 5. (수)

1.날씨: 대체로 맑은 가운데 가끔 흐림

1.산행코스: 주차장-삼단폭포-영국사-에이코스-천태산-서대산 갈림길-철탑- -대성산-매봉-지내재-금산고개-574봉-헬기장-장령산-왕관바위-갈림길- 용암사

1.산행시간: 11시간 10분

 

 

1.천성장마길을 개척한 사부님과 함께 한 미완의 종주산행.

천성장마는 금남정맥에서 분기하여 서대산을 지나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실거리 약 30킬로미터에 이르는 긴 능선으로 이곳에 천태산, 대성산, 장령산, 마성산, 용봉 그리고 삼성산(재건산이라고도 함)이 자리하고 있다. 2004년도에 대충산사 박달령 고문님이 천성장마길을 개척한 이후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해마다 산행하였다. 작년에는 빼 먹고 금년에 박달령 고문님과 함께 종주산행하기로 하였다. 박달령 고문님은 3년전부터 ‘파킨슨 증후군’의 병에 걸려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산을 훨훨 날라 다녔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못하지만 그 산에 대한 열정과 의지는 전혀 달라진 바 없다. 나 역시 재작년에 대간졸업후 보만식계와 충북알프스를 제외하고는 종주산행을 하지 않았다. 작년초부터 DSLR에 빠져 등산에 소흘한 게 사실이다. 이번에 천성장마 종주를 제대로 할런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04:30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산행 전일 ‘04:00“로 헨드폰알람설정을 해 놓았는데 제대로 하지 않아 한창 꿈나라에 빠져 있다가 04:40경 박고문님의 전화를 받고 뒤늦게 일어났다. 우쩨 이런 일이 있나? 미안한 마음에 세수도 하지 않고 정신없이 준비를 하여 김밥천냥식당에 이르니 나를 기다리고 있다. 김밥천냥식당에서 된장백반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처가 천태산 주차장까지 바래다 주었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05:50).

 

                                                (천태산 주차장에서)

 

날이 훤하게 새어 렌턴이 필요없다. 지난주까지만 하여도 날씨가 추웠는데 요 며칠사이에 기온이 많이 오른탓에 후텁지근한 초여름날씨를 보이고 있다. 영국사 은행나무는 연두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영국사에는 4월초파일을 앞두고 형형색색의 등불이 주렁주렁 걸려 있고, 겹사꾸라 꽃이 붉게 피어 있다.

 

                                                          (영국사 은행나무)

 

                                                       (영국사)

 

                                                                           (겹사꾸라꽃)

 

 

암릉길인 에이코스를 따라 올라간다. 체력소모를 방지하기 위하여 밧줄을 잡지 않고 우회코스를 이용하여 천천히 올라갔다. 누교리와 영국사가 새벽잠에 깊히 잠들어 있다. 어느덧 천태산 정상에 도착하였다(07:25).

 

                                                           (누교리의 아침)

 

 

 

 

 

                                                          (천태산 정상)

 

 

천태산에서 대성산 방향으로 하산한다. 햇볕이 따갑게 내리 쬐는 가운데 후텁지근하니 더운 날씨이다. 인적이 드문 길이라 그런지 낙옆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등로 주변에는 분홍색의 진달래꽃이 수줍게 피어있다. 10여미터 암벽 하산길을 조심스럽게 내려 간다. 다시 바위능선으로 올라 붙는다. 잠시 휴식을 취한다. 누교리에서 도가실을 지나 영국사에 이르는 우회도로가 보이는가 하면 반대편으로는 멀리 금산읍내 일부와 함께 진악산이 조망된다. 산 아래에는 요 며칠 사이에 기온이 올라간 탓에 연두색의 신록이 우거져 한결 싱그럽게 느껴진다.

 

                                                       (가야할 능선)

 

                                                (마니산이 보인다.)

 

                                                (지나온 암벽이 있는 봉우리)

 

                                                    (금산 방향)

 

 

 

                                                    (가야할 능선)

 

 

 

 

계속하여 암릉길이 이어지면서 능선은 북서쪽 방향으로 길게 휘어진다. 가끔씩 검은등뻐꾸기새가 ’홀딱 벗고‘를 반복하여 외치면서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무명봉 오름길에서 바라보니 천태산과 함께 지나온 올망졸망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태산(맨 우측)에서 지나 온 산줄기)

 

                                                            (야생화)

 

무명봉에서 하산한다. 등로에 피어 있는 야생화가 귀엽기만 하다. 등로는 부드러운 흙길로 변하면서 오르 내림을 반복하다가 ’감투봉‘이라는 이름표가 걸려 있는 서대산갈림길이 있는 봉우리에 이른다(09:00). 등로 곳곳에 ’구름나그네, 청록, 강산애‘님 등 유명한 산꾼들의 표지기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후텁지근한 더운 날씨에 바람도 별로 불지 않는다. 한참 걷다보니 부드러운 능선길로 이어진다. 낙옆이 많이 쌓여 있어 푹푹 빠진다. 마치 대간길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걷다보니 어느덧 오른편으로 이원 개심저수지가 보인다. 한참 걸어가자 철탑을 지나 가파른 봉우리를 넘어가자 꼬부랑재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더 올라가자 대성산 정상에 이른다(11:15).

 

                                                  (대성산 정상)

 

천태산에서 대성산 구간은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 대성산 정상에서 오늘 유일하게 대전에서 왔다는 남자 산행객 한사람을 만났다. 정상 근처 펑퍼짐한 곳에서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오늘따라 식욕이 없어서 김밥 한줄만 먹었다. 대성산에서 하산하여 헬기장을 지나간다. 올망졸망한 능선길을 따라 걷다가 가파르게 올라서니 매봉이다(12:32). 잡목숲 사이로 이원면소재지가 보이고 반대편에는 서대산이 늠름한 모습으로 서 있다.

 

                                                        (매봉 정상) 

 

                                            (매봉에서 바라 본 이원면소재지)

 

                                           (매봉에서 바라 본 서대산)

 

 매봉에서 하산하여 지내재를 지나 다시 올라간다. 무명봉을 지나 등로는 서쪽방향으로 휘어진다. 철쭉꽃이 군데군데 피어 있다. 오후부터 흐려진다는 일기예보와 다르게 흐려질듯하더니 도로 햇볕이 난다. 우측편으로 장령산과 함께 옥천읍내의 모습이 보이고 푸르른 물을 가득담은 장찬저수지가 가깝게 보인다.

 

                                                 (장령산이 보인다.)

 

                                             (매봉과 지나 온 산줄기)

 

                                               (574봉 오름길에서 바라 본 장찬저수지)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힘겹게 올라서니 삼각점이 있는 574봉이다(14:20). 서대산이 코 앞에 자리하고 있다. 천태산에서 574봉에 이르기까지 좌측편은 금산군이나 이제부터는 옥천군관할이다. 능선에는 시원한 바람이 분다. 내려 섰다가 올라가니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가 나온다. 후텁지근한 초여름 날씨에 안하던 긴 산행을 하려니 다리도 아프고 온몸이 나른해진다. 다시 완만하게 한참 올라서자 장령산 정상이다(15:06). 장용산으로 부르기도 하나 장령산이 맞다고 한다. 옥천군을 대표하는 산임에도 정상표지석이 아직까지 없다.

 

                                                       (장령산 정상)

 

                                                  (장령산의 진달래)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박고문님은 김밥으로 간식을 하고, 나는 지쳤는지 힘이 빠져 있는 상태라서 쵸콜릿을 먹었다. 정상 주변에는 진달래꽃이 군데군데 피어 있다. 때 이른 더위에 물을 많이 먹어서 식수도 모자라고 등반시간도 많이 지체되어 용암사에서 하산하기로 하였다. 점차 컨디션을 회복하는 가운데 부드러운 능선길을 따라 걸어간다. 허름한 전망대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자 고도가 많이 떨어진다. 옥천의 공룡능선인 암릉지대가 나오면서 왕관바위와 거북바위를 지나간다.

 

                                                  (장령산 암릉 좌측편 멀리 식장산이 보인다. )

 

                                                  (삼청리 마을이 보인다.)

 

 

                                                  (산너머에는 묘목의 고장, 이원면소재지)

 

 

                                                                          (왕관바위)

 

                                                   (거북바위)

 

 

                                      (식장산과 군서면소재지가 보인다.)

 

 

                                     (마성산을 지나 삼성산으로 마감하는 천성장마)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라고 노래했던 옥천읍내)

 

 

                                     (용암사 하산길에서 바라 본 장령산)

 

 

                                        (넓은 벌을 가로질러  KTX가 지나가고 있다.)

 

 

좌측편 멀리 식장산이 보이고 마성산을 지나 용봉 그리고 삼성산으로 이어지는 천성장마 줄기 끄트머리와 함께 환산(고리산)과 옥천읍내가 조망된다. 편안한 능선길을 따라 걸어간다. 갈림길에 이르러 천성장마 완주를 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주능선길을 버리고 용암사로 하산한다. 마사토가 있는 급경사 하산길로 이어진다. 용암사에 도착하여 오늘 산행을 마쳤다(17:00). 비록 완주를 하지 못하였지만 오늘 체력에 걸맞게 산행한 셈이다. 아울러 박고문님의 건강이 빨리 회복하여 가볍게 완주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용암사 대웅전)

 

                                                           (용암사 범종각)

 

오늘따라 용암사 경내에는 고즈넉하기만 하다. 용암사는 일출명소로 사진가들에게 인기가 좋은 명소이기도 하다. 이마를 만져보니 버스럭거리면서 무엇인가 잡힌다. 살펴보니 땀이 말라 소금이 되었다. 호출한 택시로 옥천역으로 이동하여 간단히 세수를 하고 17:50에 출발하는 시외버스로 영동에 도착하였다. 보금식당에서 동태찌개백반으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고 귀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