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산행기
제16차 (버리미기재~지름티재)
1.위치: 충북 괴산군, 경북 문경시 소재
1.대간상 주요산: 장성봉(915미터), 구왕봉(877미터)
1.산행일시: 2007. 8. 15. (목)
1.날씨: 비온후 갬
1.산행코스: 버리미기재-장성봉-악휘봉삼거리-은치재-주치봉-구왕봉-지름티재-은티마을
1.산행시간: 9시간10분(휴식 및 중식시간 포함)
1.이동거리: 12.23킬로미터(대간거리만)
1.대간을 넘나드는 운무 속에서 거북이 걸음으로 마루금을 밟다.
어제 커피를 3잔이나 마신 탓에 설잠을 이루다가 일찍 기상하여(03:20) 어둠을 뚫고 대간길에 나섰다. 맑겠다는 일기예보와 다르게 이슬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다. 은티마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예약한 연풍택시로 버리미기재로 이동하였다(차비 3만원). 차창너머로 바라보는 쌍곡구곡의 계곡풍광이 수려하다. 버리미기재 들머리와 날머리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비지정등산로로 규정하여 막아 놓았다. 금단의 구역으로 들어 서면서 오늘 산행을 시작한다(06:50).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완만한 등로를 따라 올라간다. 다시 이슬비가 내리더니 점점 빗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우의를 꺼내 입고 올라간다. 등로는 점점 가팔라진다. 전망이 있는 바위에서 뒤돌아 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맑은 날씨라면 지나 온 대야산과 곰넘이봉이 보이련만...가끔씩 집채만한 바위도 나온다. 비바람이 불어 덥지는 않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나홀로 천천히 올라간다. 등로를 막아놓은 거미줄이 수시로 나와 스틱으로 걷으면서 올라갔다. 어느정도 올라서자 급경사 오름길은 완만한 오름길로 바뀌면서 전망좋은 바위에 이른다. 문경쪽을 바라보니 흘러가는 운무위로 이름모를 산자락이 언뜻언뜻 보인다. 조금 더 올라가자 장성봉에 도착한다(08:13). 정상에 이르자 비가 그쳐 우의를 벗었다. 흐린 날씨이나 괴산쪽은 낮은 구름이 없어 전망이 보이나 문경쪽은 비안개가 자욱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멀리 속리산 자락과 괴산군 일원의 명산이 조망된다. 정상에서 휴식을 마치고 막장봉 쪽으로 내려간다. 능선길을 따라 걷다보니 막장봉 갈림길에 도착한다(08:43) 대간 가는 길 나뭇가지에 대간표지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악휘봉 3거리까지는 오르락 내리락 여러개의 무명봉을 오르 내리면서 다소 지루한 편이다. 대부분 편안한 등로로 가끔씩 암릉구간을 지나간다. 가파른 오르막길로 올라 전망좋은 바위로 된 봉우리에 올라서자 멋있는 소나무 한그루와 함께 칠보산과 함께 군자산자락과 막장봉 능선이 한폭의 동양화로 다가온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한참 올라서자 악휘봉 3거리에 도착한다(11:12). 악휘봉 쪽에서 등반객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악휘봉은 대간에서 벗어 나 있지만 조망이 뛰어나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흐려 들르지 않고 내려간다. 능선길을 따라 내려 가니 우측으로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은티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곳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였다(11:30~11:50). 마분봉에서 희양산 시루봉까지 간다는 5명의 젊은 남녀등산객이 추월하여 지나간다. 비를 뿌렸던 구름이 점차 벗겨지면서 구름 사이로 햇볕이 나기 시작한다.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따라 걸어간다. 뒤돌아보니 오늘 지나온 대간줄기가 보이나 아쉽게도 대야산쪽은 짙은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철계단길과 암릉길을 지나자 2군데의 바위 슬랩구간이 나온다. 줄이 놓여 있으나 미끄럽지 않아 그냥 내려간다. 슬랩구간에서 바라보니 가야할 주치봉 너머로 구왕봉이 보이고 그 너머로 구름에 정상 부근이 가려진 희양산이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높게 바라 보인다. 언제 저길 넘어가지? 갈 길이 멀게 느껴진다. 은치재에 이르자(12:52) 봉암사에서 막아 놓은 나무바리게이트가 나온다. 주치봉 오름길은 된비알의 흙길로 비에 젖어 있어 미끄럽다. 힘겹게 올라서자 전망이 없는 주치봉 정상에 이른다(13:10). 앞서간 등산객이 휴식을 취하고 내려간다. 주치봉에서 하산하여 완만한 오름길을 따라 구왕봉을 향하여 올라간다. 안동권씨묘를 지나 땀을 흘리면서 가파른 오르막길로 올라선다. 전망좋은 곳에서 바라보니 구왕봉자락의 바위가 하얗게 보이고 조령산,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대간줄기와 함께 은티마을이 아늑한 모습으로 내려다 보이고 연풍면소재지도 보인다. 옥의티라면 산자락을 파먹어 하얀 속살을 드러낸 채석장이 흉물스럽게 보인다. 마당바위를 지나 조금 올라서자 구왕봉에 이른다(14:20). 구왕봉 정상은 숲이 우거져 있어 전망이 없다. 조금 내려서자 전망좋은 바위에 이른다. 코앞에 온통 바위투성인 희양산이 속살을 드러낸 채 우람하게 보이고 우측 계곡 깁숙히 자리한 봉암사가 보인다. 다음에 희양산을 오를 생각을 하니 기가 질린다. 봉암사는 조계종 특별수도원으로 4월초파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일반인이 갈 수 없는 절이라고 한다. 구왕봉 하산길은 대부분 급경사 구간이라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위험한 곳에는 밧줄이 놓여 있다. 밧줄과 나뭇가지 또는 나무뿌리를 붓잡고 조심스럽게 내려 온다. 앙상한 뿌리를 드러낸 급경사 길에 나무뿌리를 밟고 내려서자니 마음이 아프다. 지름티재에 도착하자(15:00) 희양산 오름길과 봉암사 계곡 방향으로 봉암사에서 설치한 목책 울타리가 쳐져 있어 미관상 좋지 않다. 경비를 서는 스님들이 사용하는 비닐움막도 있다. 다행이 스님들이 보이지 않는다. 산에 올라 고함을 지르고 마구 떠드는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들도 문제이지만 대간길을 무조건 막고 보자는 봉암사의 행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자대비를 가르친 석가모니의 말씀을 다시 한번 깊히 생각하여 볼 일이다. 마음 같아서는 금단구역인 희양산에 올라 시루봉갈림길까지 가고 싶은 충동이 솟구친다. 그러나 허리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니 무리하지 말라는 관장님의 말씀도 있어서 지름티재에서 하산하기로 한다. 편안한 계곡길을 따라 내려온다. 계곡에는 맑은물이 흘러 내려가고 있다. 내려오다보니 괴산군에서 백두대간등산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등반로확장 공사하느라 푹푹 빠지는 넓다란 흙길로 내려 오느라 등산화와 바지가 온통 흙투성이가 되었다. 대간등산로를 정비하기 전에 먼저 희양산 대간길을 개방하고 희양산암벽길에 안전시설물을 설치하여야 할 것이다. 보은군에서 구병산에서 속리산 문장대를 지나 상학봉 구간을 충북알프스로 홍보하여 놓고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문장대에서 상학봉 구간을 비지정등산로라는 이유로 통제하고 있는 모순된 현실이 문득 떠 오른다. 비포장도로가 시멘트포장도로로 바뀌면서 사과과수원 농로길을 따라 내려온다. 농부들이 구슬땀을 흘리면서 일을 하고 있다. 대간자락의 아늑한 품에 자리잡은 은티마을이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예쁘게 지은 팬션건물이 보이고 대간꾼들의 오아시스인 기와건물의 은티산장을 지나 내려온다. 은티마을 주차장에 이르러 대간산행을 마쳤다(16:00). 땀에 젖은 옷을 갈아 입고 무사히 귀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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