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산행기
제1차 (천왕봉~성삼재, 지리산 종주)
1.위치: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하동.산청.함양군 소재
1.대간상 주요산: 천왕봉(1,915미터, 정상), 제석봉(1,808미터), 연하봉(1,730 미터), 촛대봉(1,703미터), 영신봉(1,651미터), 칠선봉(1,558미터),덕평봉(1,521미터), 형제봉(1,452미터), 명선봉(1,586미터), 토끼봉(1,534미터), 삼도봉(1,550미터), 노고단(1,507미터)
1.산행일시: 2006. 9. 22.(금)~9. 23.(토) (2박2일)
1.산행코스: 중산리(1박)-매표소-칼바위-망바위-로타리대피소-개선문-천왕샘-천왕봉(정상)-통천문-제석봉-장터목대피소-연하봉-촛대봉-세석대피소-영신봉-칠선봉-선비샘-덕평봉-벽소령대피소(2박)-형제봉-연하천대피소-토끼봉-화개재-삼도봉-노루목-임걸령-피아골3거리-돼지령-노고단고개-노고단대피소-성삼재
1.총산행시간: 22시간 5분(조식, 중식, 휴식시간 포함)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하면서...
백두대간은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출발하여 한번도 물을 건너지 않고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 속리산을 거쳐 지리산 천왕봉까지 한반도의 등뼈를 이루고 있는 산줄기이다. 한반도에는 1대간 1정간이 있으며 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13정맥이 있는데 그중에서 남한에는 1대간과 9정맥이 있다. 이러한 전통적 개념의 산줄기에서 물줄기가 갈라지고 서로 다른 지역 문화를 형성하여 왔다. 남한에서 백두대간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시작하여 강원도 고성 진부령까지 도상거리 약 640킬로미터에 실제거리 약 800키로미터(2천리)에 이른다. 작년에 지리산과 덕유산 첫종주를 각 마쳤으며, 금년에 덕유산종주(육십령~구천동)와 함께 천성장마 종주를 완료하였으며, 그동안 부분적으로 백두대간을 구간종주하면서 본격적인 백두대간 종주의 욕망이 서서히 불타오르기 시작하였다. 일반산행을 탈피하여 장거리 종주산행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분은 박달령(서용희 법무사)님이다. 조선일보사에서 발행한 실전 백두대간을 기본서로 삼고 박달령님과 구름나그네(배재선님)의 백두대간 종주기를 참고하면서 백두대간 종주산행의 꿈은 구체화되었다. 평균적으로 한달에 2번꼴로 느긋하게 대간종주할 계획이며 진부령이 백두대간의 끝은 아니지만 남한 구간내에서 완주의 그날이 언제일는지 모르겠으나 약 3년 정도의 기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종주 전날(9. 21. 목요일)
백두대간종주의 첫구간은 지리산종주 구간으로 천왕봉에서 성삼재까지이다. 1박2일로 심야열차를 이용하여 진주에 갈려고 하였으나 잠을 설치면 산행에 지장이 많을까봐 일찍이 중산리에 도착하여 민박을 하고 다음날 벽소령대피소에서 2박하여 2박2일 산행으로 변경하였다. 보름전에 벽소령대피소에 인터넷 예약을 완료하였고 짐을 최소화하여 배낭무개를 10킬로그램으로 줄였다. 영동에서 13시44분 무궁화 열차와 대전에서 15:00 진주행 고속버스로 진주에 도착하였다(17:00). 대전에서 진주까지 대진고속국도로 2시간만에 도착하다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택시를 이용하여 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하여 인근식당에서 얼큰하고 시원한 생태탕(5천원)으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고 18:00에 출발하는 중산리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완행버스인지 수시로 정차하였다. 마음씨가 좋아 보이는 버스기사와 시골할머니들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내용을 들으니 인심좋은 산골냄새가 물씬 풍긴다. 점점 어둠어둠해지더니 중산리에 도착하자(19:15) 이내 깜깜해졌다. 주차장 입구 관광상회 민박집에 여장을 풀었다(2만원). 드르륵 소리가 나는 로타리식 체널의 금성텔레비젼으로 엠비씨 9시뉴스를 잠시 보았는데 속세의 일에 별로 관심이 없어 꺼 버리고 자리에 누웠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나는 이부자리에 누워 잠을 청해 보지만 잠자리가 바뀐 탓인지 깊은 잠을 못이루고 설잠을 잤다.
종주 첫날(9. 22. 금요일)
1.날씨: 쾌청하게 맑음
1.산행구간: 중산리에서 천왕봉 등정후 벽소령대피소까지
1.산행시간: 12시간 55분
1.천왕봉에 올라서서 꿈에도 그리던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하다.
새벽 4시20분에 기상하여 깜깜한 하늘을 바라보니 별빛이 초롱초롱하다. 주차장이 있는 민박집에서 출발하여 대간종주의 첫발을 내딛는다(04:40). 렌턴불에 의지하여 구불구불한 포장도로를 따라 약 1킬로미터 올라가자 소형차량 주차장이 있는 매표소에 도착한다(05:05). 유일하게 불이 켜진 매표소옆 식당에 들려 시레기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중년의 남자 산행객 2명과 젊은 아가씨 산행객 2명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인심 좋은 주인아줌마가 밥을 더 먹으라고 권하지만 사양하였다. 커피 한잔을 얻어 마시고 매표소를 지나(05:30) 다리를 건너자 자연학습원과 천왕봉으로 갈라지는 표지판(해발 637미터)이 나온다. 이곳에서 렌턴이 없이 뒤따라온 나이가 지긋한 부부를 만나 같이 올라가게 되었다. 서울에서 온 이 부부는 지리산을 13년만에 산행한다고 하면서 오늘 천왕봉에 올랐다가 내려 온다고 한다. 날이 밝아지면서 렌턴을 소등하였다(06:00). 해맑은 날씨속에 상큼한 숲속의 새벽공기를 마시면서 발걸음을 옮긴다. 부부산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천천히 올라서자 칼바위가 나오고(06:17) 출렁다리를 지나자 장터목 갈림길이 나온다(06:20). 아주머니 왈 옛날에 비하여 길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이제 가파른 지능선 오르막길이다. 오늘 걸어가야 할 구간이 길어서 가급적 천천히 올라갔다. 등산로를 많이 정비하여 돌계단길이 대부분이고 새로 설치한 나무계단길도 보인다. 서울 부부를 추월하고 올라서자 부산에서 왔다는 중년의 부부를 만났다. 천왕봉에 올라 백무동으로 넘어 간다고 한다. 부산 부부도 추월하고 가파른 등로를 따라 힘겹게 올라서자 망바위에 도착한다(07:05). 이제 경사가 완만한 오름길로 이어진다. 사면길을 따라 오르자 법계사가 있는 로타리 대피소가 나온다(07:40). 로타리 대피소에는 몇 명의 산행객만 있을 뿐 고즈넉한 분위기이다. 천왕봉이 빤히 바라다 보인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 10월 날씨 같다. 조금 휴식을 취한 다음에 다시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간다. 천왕봉에서 하산하는 많은 등산객들과 조우한다. 오늘은 쾌청하게 맑은 가을날씨로 산행하기에 그만이다. 고도를 높이자 중산리 계곡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지리산 촛대봉과 함께 지리산의 산줄기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벌써 천왕봉 자락에는 군데군데 첫단풍이 곱게 들어 가을 분위가가 역력하다. 개선문을 지나(08:37) 남강의 발원지인 천왕샘에 도착하였다(09:03). 천왕샘에는 물이 흘러 내려가고 있다. 마지막 가파른 오름길로 올라서자 지리산의 최고봉이자 백두대간의 시발점인 천왕봉에 도착하였다(09:20). 평일이라 그런지 정상에는 열명도 채 안되는 산님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아! 남한 내륙에서 가장 높은 천왕봉에 내가 서 있다. 쾌청하게 맑은 날씨로 사방 조망이 시원하다. 오늘과 내일 걸어가야 할 지리산 주능선과 함께 반야봉과 노고단이 선명하게 보인다. 오늘중으로 노고단까지 달려갈 수 있을 것만 같다. 56년전 지리산은 이념의 대립으로 같은 동포끼리 살상을 벌이며 수많은 젊은 청춘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 간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도대체 이념(이데올로기)이 뭐길레 누구를 위하여 목숨을 바쳤단 말인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지리산은 너무 조용하기만 하다. 멀리 노고단에서 만복대를 지나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서북능과 함께 정령치 고갯길이 조망되는가 하면 덕유산맥도 흐릿하게 보인다. 남쪽으로는 섬진강과 함께 남해바다가 흐릿하게 보이며 호남정맥의 끝자락인 백운산의 모습도 뚜렷히 다가온다. 20분간 정상에서 머물면서 사방을 둘러 보았다. 정상에 도착하였다고 집과 사무실에 전화를 하였다. 이제 지금부터 장장 2천리나 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따라 걷게 된다. 백두대간 종주의 대장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다. 통천문에 이르자(10:00) 주변에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단풍이 곱게 들어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다소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 오더니 거림골에서 출발하였다는 200명이나 되는 많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단체로 천왕봉을 향하여 올라오고 있다. 나무가 자라지 않는 제석봉을 지나(10:25)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였다(10:45). 허기가 느껴져 햇반과 간짜장 스프로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물을 끓여 커피를 한잔 마시고 대피소 앞 평상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평일이라서 산행객이 붐비지 않아 장터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포만감을 느끼며 따가운 가을 햇살을 받으면서 장터목 산장에서 출발한다(11:40). 장터목에서 연하봉을 지나 촛대봉에 이르는 구간의 경치는 빼어나다. 신들이 사는 세상에 온 듯하다. 가을 단풍으로 옷을 갈아 입으면서 바위 암봉으로 펼쳐지는 연하봉을 지나간다(12:08). 건너편 저 멀리에 촛농이 굳어 바위가 된 듯한 울퉁불퉁하게 이뤄진 촛대봉이 바라 보인다. 굴곡이 심하지 않는 암릉길을 따라 걷는다. 장터목으로 걸어오는 산님들을 만날 때 마다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는다. ‘안녕하십니까?’‘즐거운 산행 되십시오’ 촛대봉에 이르자(13:15) 천왕봉은 제석봉과 함께 멀리 보이고 가까이로 영신봉과 함께 아늑한 세석평전에 자리잡은 검정색 건물의 세석대피소가 운치있게 바라다 보인다. 반야봉은 아직도 멀리 있다. 촛대봉에서 하산하여 세석대피소에 들려(13:40) 식수를 보충하고 시원한 황도켄을 하나 사서 먹었다. 손톱가시가 생겨 신경이 쓰였는데 손톱깍기를 빌려 제거하였다. 세석대피소에는 많은 산님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세석평전은 완연한 가을분위기이다. 오르막길로 조금 올라서자 영신봉이다(14:15). 영신봉은 낙남정맥이 시작되는 산으로 영신봉에서 남쪽으로 힘차게 뻗어 내려 저멀리에 솟구친 삼신봉 자락이 웅장하게 서 있다. 그 너머에 청학동이 자리잡고 있겠지. 영신봉 하산길은 가파른 계단길이다. 올라오는 산님들이 무척 힘들어 한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따라 걷다가 작년 지리산 종주 당시에 휴식을 취했던 바위전망대에서 잠시 쉬었다. 첩첩산중의 대성골 계곡을 바라본다. 한참 걸어가자 바위봉우리가 여러개 솟아 있는 칠선봉에 이른다(15:20). 완연한 가을 날씨라서 땀이 많이 나지 않았다. 다시 걸음하여 이름이 없는 바위 봉우리에 도착하여 뒤돌아 보니 저 멀리 천왕봉과 장터목산장과 함께 영신봉이 바라 보인다. 이곳에서 선비샘에 이르는 구간은 오르내림이 심한 돌길이 많다. 간혹 로프가 설치된 곳도 있으나 로프를 잡을 정도는 아니다. 덕평봉 근처에 있는 선비샘에 이르러(16:25) 식수를 보충하고 얼음같이 차가운 물을 한잔 마시니 속이 얼얼하다. 덕평봉을 지나자 순탄한 내리막길로 이어지고 숲 사이로 저 멀리 오늘 묵고 갈 벽소령대피소가 눈에 보인다. 한동안 마주치는 산행객이 없어서 너무나 조용하기만 하다. 지리산을 나 혼자 전세를 내었나보다. 벽소령 대피소를 약 1킬로미터를 남겨 두고는 길은 더욱 넓어져 마루금이 아닌 평탄한 사면길로 이어진다. 대성골을 내려 보면서 걷노라니 하늘길을 걷고 있구나. 드디어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하였다(17:35). 대피소에는 많은 산님들이 저녁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취사장에서 햇반과 꼬리곰탕으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가까이로 덕평봉이 바라 보이고 깊고 깊은 계곡이 내려다 보인다. 모포를 3장 빌려 한 장은 배개로 사용하였다. 다리가 뻐근하지만 컨디션은 양호한 편이다. 지난 9월 초순경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할 때에는 컨디션이 안좋아서 무척 고생을 하였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다. 평일이라 침상은 여유가 있다. 밤 9시 가까이 되어 소변을 보러 밖에 나가보니 찬바람이 부는 초겨울날씨라 덜덜 떨린다. 벽소명월이라. 벽소령에서 바라보는 휘영청 밝은 달빛이 지리10경중에 하나이나 오늘은 음력 초하루라서 달은 없고 수많은 별빛이 보석을 뿌려 놓은 듯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실내에는 방열기를 가동하여 춥지 않았다. 금지된 야간산행을 하여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면서 공단 직원과 단체로 온 산행객들 사이에 말싸움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과태료를 물어야 할 것같은 분위기이다. 9시가 조금 넘어 취침하였으나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깊은 잠을 이루지는 못하였다.
종주 둘째날(9. 23. 토요일)
1.날씨: 쾌청하게 맑음
1.산행구간: 벽소령대피소에서 성삼재까지
1.산행시간: 9시간10분
1.형제봉에서 바라보는 지리산의 장엄한 일출
새벽 4시30분에 기상하여 연하천에서 아침 식사할 요량으로 누룽지에 물을 붓고 채비를 갖추었다. 찬바람이 불어대는 벽소령의 새벽은 겨울날씨이다. 파카를 입고 렌턴불을 밝히고 벽소령에서 출발하였다(05:00). 거친 돌길이 많아서 천천히 걸었다. 연하천에서 출발한 산님 2명과 조우한다. 혼자 야간산행을 하는 나를 보고는 대단하다고 한다. 돌길의 오르내림길을 걷다가 보니 형제봉 오름길이 시작되면서 날이 샌다. 렌턴을 소등하고 가파른 오르막길로 올라서자 두개의 큰 바위가 버티고 서 있는 형제봉이다(06:05). 구름 한점 없이 맑은 하늘을 바라보니 곧 해가 뜰 것 같다. 지리산 산행을 하면서 제대로 일출을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제대로 일출을 볼 것 같다. 형제봉 바위로 올라서서 천왕봉쪽을 바라보자 동녂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다. 능선에 벽소령 산장의 모습이 불빛과 함께 보이고 저 멀리 덕유산 자락이 뚜렷이 보인다. 차가운 칼바람을 맞으면서 추위를 느끼면서 약 30분정도 기다리자 천왕봉 오른편 연하봉 능선 위로 찬란한 태양이 떠 오른다(06:33). 감격스럽다. 열심히 일출장면을 디카에 담아본다. 형제봉 바위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너무 아름답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올라서자 건너편에 명선봉이 보인다. 연하천대피소가 가까워 졌구나. 아침햇살을 받아 지리산이 서서히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파카를 벗어 배낭에 집어 넣고 정비가 잘된 완만한 오름길을 따라 오르자 연하천대피소가 나온다(07:35). 이곳에서 불린 누룽지를 끓여 아침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따근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시원한 샘물로 식수를 보충한 후 연하천을 출발한다(08:10). 계단길을 올라서자 완만한 등로로 이어지다가 다시 가파른 계단길로 내려 가는등 오르내림이 다소 심하다가 유순해진다. 햇빛이 나면서 땀이 약가 난다. 반대편에서 오는 많은 산행객들과 수없이 만난다. 성삼재 방향으로 가는 산행객은 거의 없는지 내가 추월한 사람도 없고 추월당한 사람도 몇 명되지 않았다. 가까이에 토끼봉과 함께 오른편에 반야봉이 우뚝 솟아 있다. 완만한 오름길로 꾸준히 올라서자 토끼봉이다(09:40). 토끼봉에서도 천왕봉과 영신봉에서 흘러내린 남부능선이 그림같이 펼쳐져 보인다. 토끼봉에서 하산하여 내려오자 화개재에 도착한다(10:15). 지난달 8. 15.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반야봉에 올라 화개재에서 뱀사골로 하산하였었다. 어느 산님은 화개재 양지바른 곳에서 쿨쿨 낮잠을 자고 있다. 화개재에서 남쪽을 바라보니 광양 백운산이 뚜렷이 보이는가 하면 북쪽으로는 뱀사골 자락 위로 덕유산맥이 한눈에 보인다. 화개재에서 삼도봉 오름길은 가파른 550여개의 목재 계단길이다. 중간에 한번은 쉬어야 할 정도이다. 계단길이 끝나고 가파른 바위 오름길을 지나자 삼도봉이다(11:00). 삼도봉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불무장등 마루금이 경상남도와 전라남도를 가르고 있다. 삼도봉에서 박달령님에게 전화를 하니 오늘 남원에서 조부님 벌초를 하고 성삼재에서 오후 3시경에서 3시 반경 사이에 만나자고 한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을까? 처에게 전화를 하여 성삼재에 오지 말라고 일러 주었다. 삼도봉부터는 길이 유순해져서 빨리 걸었다. 돌길의 사면길을 지나 노루목에 이르자(11:25) 앞으로 가야 할 노고단과 올망졸망한 능선이 한눈에 바라 보인다. 평탄한 산길을 따라 걷다가 급경사 내리막길로 내려서자 샘터가 있는 임걸령이다(11:55). 임걸령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식수를 보충한 다음 산책로와 다를 바 없는 아기자기한 산길을 따라 걷는다. 바위 전망대를 지나 내려가자 돼지령을 통과하고(12:45) 노고단 마루금길이 아닌 사면길로 접어든다. 대간종주를 제대로 할려면 마루금으로 올라 노고단 정상으로 올라서야 하나 출입금지된 구역이다. 마찬가지로 코재에서 종석대를 지나 성삼재 구간도 마루금으로 걸을 수 없다. 돌길의 사면길을 지나 올라서자 노고단 고개이다(13:15). 노고단 고개에는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다. 반야봉과 함께 저 멀리 천왕봉이 구름에 걸려 있다. 노고단 고개에서 천왕봉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돌계단길로 내려서자 노고단대피소가 나오고(13:27) 넓은 포장된 길을 따라 내려온다. 코재에서 바라보니 좌측으로 화엄사 계곡이 내려다 보인다. 포장도로를 따라 한참 내려오자 오늘의 종착지인 성삼재에 이른다(14:10). 성삼재 휴게소와 전망대에는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니 지리산 온천이 있는 마을이 보이고 멀리 남원시내 일부가 보인다. 다리가 많이 아프다. 하지만 백두대간종주 첫구간이자 지리산종주의 성취감으로 마음은 날아갈 듯 가볍기만 하다. 30여분 휴식을 취하고 나니 박달령님이 도착 하였다. 박달령님과 함께 휴게소에서 우동과 만두로 늦은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고 다음 대간의 작은 고리봉 들머리를 확인하였다. 박달령님은 오늘 영동에서 자고 내일 아침에 수원 집에 올라간다고 한다. 박달령님의 무쏘 승용차에 동승하여 집에 일찍 도착하였다(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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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거리: 33.4킬로미터 (중산리-5.4-천왕봉-11.4-벽소령-16.6-성삼재) ◆준비물 핸드폰, 디카, 두통약, 소화제, 볼펜, 비씨카드, 주민등록증, 현금,기차표, 코펠, 버너, 가스, 수건, 두루마리 휴지, 우의, 렌턴, 파카, 여벌옷, 땀띠분, 수저, 저범, 생수(2병), 포카리(2병), 햇반(2), 누룽지, 곰국, 간짜장, 라면(1), 밑반찬(오징어채, 멸치볶음, 씻나물무침), 쵸콜릿, 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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