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백두대간종주기

백두대간 종주 3차(여원재-고남산-복성이재)

덕유평전 2007. 3. 27. 23:00
 

                     백두대간 종주산행기


제3차 (여원재~복성이재)

1.위치: 전북 남원시. 장수군 소재

1.대간상 주요산: 고남산(846미터)

1.산행일시: 2006. 10. 30.(월)

1.날씨: 맑음(가스 많음)

1.산행코스: 여원재-장치-고남산-통안재-유치재-매요리-유치3거리-사치재-헬기장-새맥이재-아막성터-복성이재

1.산행시간: 9시간15분(휴식시간 포함)

1.이동거리: 20.2킬로미터(여원재-10.5-유치3거리-2.5-사치재-7.2-복성이재)


종주 전날

어제 법원추계채육행사로 산행을 하지 못하여 내일 하루 휴가를 하여 대간종주 3라운드를 뛰기로 하였다. 영동에서 오후2시10분과 무주에서 2시55분 직행버스를 이용하여 남원시에 도착하였다. 번암과 남장수 IC를 지나면서 좌측편에 송신탑이 있는 높은 산이 내일 산행할 고남산임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관심이 있어야 사물을 제대로 보게 되는 것 같다. 남원시내에는 오늘과 내일 양일에 걸쳐 흥부제 행사를 하느라 농악놀이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볼거리로 시가행진을 벌이고 있다. 뱀사골행 오후 5시18분 직행버스로 운봉읍내에 도착하니 어둠어둠하였다. 지리산의 서북능선이 장엄하게 병풍을 이루고 있는 고원지대의 운봉읍내 거리는 너무나 조용하였다. 운봉마을은 판소리 동편제의 발생지이자 고려말 이성계가 왜적을 크게 무찌른 곳으로 황산대첩비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식당과 민박집을 겸하는 금성식당에 들려 민박을 정하고(숙박비: 2만원) 추어탕으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민박집은 식당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주인집 아래채에 있다. 안에 들어가서 보니 욕실도 따로 있고 티브이와 냉장고까지 있는 깔끔한 민박집이다. 머리가 벗겨진 나이가 지긋한 주인아저씨는 운봉산악회 회원으로 대간꾼들을 위하여 작년부터 민박을 치른다고 한다. 고맙게도 주인아저씨가 내일 새벽에 여원재까지 바래다 준다고 하였다. 텔레비젼 시청을 하다가 9시반에 일찍 취침하였다.

종주 당일

잠자리가 바뀌어 설잠을 이루다가 헨드폰 알람 소리에 기상하였다(05:00). 산행채비를 갖추고 밖에 나와보니 안개가 잔뜩 끼어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다. 주인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여원재에 도착하였다. 다행이 여원재에는 안개가 끼지 않았다. 렌턴에 불을 밝히고 산행을 시작한다(05:40). 나지막한 뒷동산 같은 호젓한 소나무숲길은 논두렁길로 이어 지다가 다시 숲길로 들어선다. 아마 오른편으로는 민가가 있는 것 같다. 가다보니 시멘트포장도로가 가로 지르면서 등산로가 끊어진다. 길 건너편 산자락이 대간능선으로 보이나 배추밭이라 길이 어디로 나 있는지 어두워서 알 수 없다.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편으로 가다 보니 동네가 나오고 다시 유턴하여 왼편으로 가니 내리막 길이다. 왼편으로 내려 가다가 산 날등 쪽으로 무작정 올라가자 등산로가 나온다. 등로를 확인할 겸 거꾸로 내려가니 묘지가 나오고 배추밭 사이로 길이 연결된다. 대간표지기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이동한다. 임도인지 길이 넓어 지면서 직진하다보니 표지기가 보이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들었다 싶어 다시 백하여 가보니 대간길이 우측으로 꺽이면서 오솔길의 내리막길이다. 갈림길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즐비하게 매달려 있다. 어두워서 표지기를 보지 못하고 직진하는 바람에 길을 잘못 든 것이다. 2번이나 알바하는 바람에 약 20분 정도 까먹었다. 앞으로 대간종주를 함에 있어 야간산행을 하지 말아야 하겠다. 길은 분명하고 대간표지기가 곳곳에 매달려 있어 이제는 길을 잃을 염려가 없겠다. 날이 밝아 오면서 렌턴을 소등하고(06:30) 겨울옷을 벗고 남방으로 갈아 입었다. 등산로는 소나무 숲길이 대부분이며 묘지를 많이 통과한다. 오른편 숲속 사이로 안개를 뚫고 아침해가 붉은 모습으로 떠 오르고 있다. 대간종주를 하면서 3번쩨 보는 일출이다. 오르락 내리락 걷다 보니 고남산 자락이 성큼 다가온다. 바위로 이루어진 고남산이 재법 아름다운 자태로 솟아 있다. 오름길에 뒤돌아보니 걸어온 대간 능선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이고 운봉읍내 마을과 지리산 서북능선 자락도 희멀건하게 겨우 보인다. 운봉읍내 쪽인 오른쪽은 고지대라서 야산을 산행하는 것 같지만 지대가 낮은 왼쪽으로는 상당히 고도감이 있다. 한참 올라서자 암릉길로 변하면서 로프가 매달린 바위가 나온다. 조심스럽게 올라서자 고남산 정상이다(08:03). 가스가 짙게 끼어 조망이 시원하지 않다. 정상 옆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통신시설물과 건물이 있다. 정상에서 내려서서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통신시설물 옆으로  내려온다. 통신시설건물로 올라가는 포장도로를 표지기를 따라 여러번 횡단하면서 소나무 숲길로 접어든다. 부드러운 솔잎이 쌓여 있는 펑퍼짐한 곳에서 곰국에 햇반을 넣고 끓여서 총각김치와 함께 아침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한참 걸어 내려오니 비포장 농로가 지나가는 통안재가 나오고(09:20) 다시 오르락 내리락 대간길을 따라 걷는다. 우리의 인생살이 모습이 등산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쓸데 없는 욕심을 가지고 인생을 불행하게 사는 사람은 마치 꼭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잔뜩 넣어서 무거운 짐을 지고 헐떡거리며 올라가는 산꾼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버리고 떠나기... 말은 쉬우나 실천이 어려운 것 같다. 등로가 뚜렷한 숲길을 따라 능선길을 걷는다. 자동차 소리가 들리는 좌측편을 바라보니 사치재로 올라가는 구불구불한 88고속도로 오름길과 함께 저 멀리 사치재가 바라다 보인다. 한참 걷다보니 대간길 우측편으로 싱싱하게 자란 무우밭과 배추밭이 나오고 창고 건물도 보인다. 조금 걷다보니 매요리 부락이 나온다(10:15). 재법 큰 동네로 대간길이 마을을 통과한다. 동네 마을회관 앞에는 4-5명의 노인들이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매요휴게실이이라고 씌여 있는 콘테이너 가게는 문이 닫혀 있고 그 옆 작은 나무에는 형형색색의 대간표지기들이 수북히 매달려 있다. 교회 앞길로 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걸으니 유치삼거리가 나온다(10:32). 유치삼거리에는 사치재까지 2.5킬로미터라는 서부지방산림청에서 세운 이정표가 있다.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올라간다. 오름길이 계속되다가 내려오니 사치재에 도착하였다(11:30). 사치재는 전북 장수군과 전북 남원시 아영면을 넘어가는 고개로 88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있다. 지하 배수로 터널길이 있음에도 차가 오지 않은 틈을 이용하여 88고속도로를 잽싸게 무단횡단하였다. 자동차 소리를 뒤로하며 급경사의 오르막길로 올라선다. 산불난 지역으로 그늘이 없어서 여름옷 하나만 걸치고 땡볕속에 땀을 흘리면서 자주 쉬면서 올라갔다. 가파른 오름길이 지나자 전망좋은 헬기장이 나온다(11:55). 지척에 지리산휴게소와 함께 지리산IC가 멀리 보인다. 웅장한 지리산 자락이 희미하게 보이는 가운데 저 멀리 고남산과 함께 걸어 온 대간능선이 한눈에 보인다. 지리산을 보듬고 있는 운봉읍과 인월읍은 백두대간이 외벽을 이루고 있는 고원지대라는 느낌이 든다. 산불로 큰나무가 없어서 조망이 뛰어나다. 많은 억새꽃이 가을 햇살을 받아 은색으로 빛을 발한다. 억새와 철쭉의 잡목숲길을 한참 지나자 다시 그늘이 있는 소나무 숲길로 이어진다. 농로가 지나가는 새맥이재를 지나(12:40) 한참 올라 가다가 다리도 아프고 쉬어 갈 겸 걸음을 멈추고 펑퍼짐한 곳에서 너구리 라면을 삶아 점심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배가 부른 상태에서 다시 오르막길을 따라 한참 걷노라니 힘이 많이 든다. 긴 오르막길이 끝나자 전망이 트이면서 건너편에 천문대와 함께 포장된 복성이재 도로가 두눈에 들어온다. 남원 아영면 쪽으로 흥부가의 발상지인 흥부마을로 알려진 성리마을이 보이고 복성이재 건너편에는 다음에 가야 할 봉화산의 대간줄기가 보인다. 다시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삼국시대에 백제와 신라가 쟁탈전을 벌였다는 아막성터에 도착하였다(14:40). 성터의 흔적으로 돌무더기가 많이 있다. 이곳에서 번암 개인택시를 호출하여 복성이재로 오라고 연락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내려왔다. 비포장길이 지나는 복성이 뒷재를 지나 조금 걸어가자 복성이재가 나오면서(14:55)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오늘은 평일이라 그런지 산행객 한명도 보지 못하였다. 복성이재는 장수군 번암면에서 남원시 아영면으로 넘어가는 지방도가 넘어가는 고개로 장수군 번암면 쪽으로는 불과 몇 년전에 포장이 완료되었다고 한다. 고지대인 아영면 쪽으로는 경사가 완만하나 번암면 쪽으는 경사가 상당히 급하다. 복성이재에서 복성리 마을 진입로 위로 고남산이 우뚝 솟아있다. 택시로(차비: 7천원) 급경사 길로 내려 오면서 오늘 산행한 산자락을 바라보니 고봉준령의 모습으로 새롭게 돋보인다. 택시기사에게 물어보니 번암면소재지에는 민박집은 없고 관리상태가 부실한 장수호텔 밖에 없다고 한다. 남원발 대전행 오후 4시 직행버스를 타고 무주에 도착하여 무주에서 5시 반 직행버스로 영동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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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민박집(남원시 운봉읍 소재): 063-634-7345, 011-653-7345

▶번암 개인택시: 이한철 기사님 063-353-4800, 011-652-6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