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산행기
제19차 (하늘재~벌재)
1.위치: 충북 충주시. 제천시, 경북 문경시 소재
1.대간상 주요산: 포암산(962미터), 대미산(1,115미터), 황장산(1,077미터)
1.산행일시: 2007. 9. 21.(금).~ 9. 22.(토)(2박2일)
1.산행코스: 하늘재-포암산-마골치-꼭두바위봉-1032봉-부리기재-대미산-문수봉갈림길-차갓재-안생달마을(1박)-차갓재-작은차갓재-묏등바위-황장산-감투봉-황장재-치마바위-폐백이재-벌재
1.총산행시간: 18시간30분(휴식 및 중식시간 포함)
1.이동거리: 27.1킬로미터(대간거리만), (누적 대간거리: 377.35킬로미터)
종주 전날( 9. 20. 목요일)
추석 연휴를 맞아 하늘재에서 저수재까지 2구간을 연속 산행하기로 하였다. 이번 산행에 앞서 하늘재산장을 운영하다가 문경읍내에서 산그리메식당을 운영하고 계시는 하늘재선녀님을 찾아 뵙고자 전화를 드렸더니 반갑게 대해 주신다. 영동에서 16:45출발하는 무궁화열차로 김천에 도착하여 시외버스를 2번 갈아타고 문경읍터미널에 도착하였다(19:00). 하늘재선녀님이 터미널까지 마중을 나오셔서 이곳에서 첫만남이 이루어졌다. 식당에 여장을 풀고 선녀님께서 끓여 준 청국장으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선녀님 댁에서 재워주고 아침식사는 물론 하늘재까지 택배를 해 주신다고 한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선녀님이 점촌에 거주하는 홀대모 달아네님을 불러 내어 송이버섯 안주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자정을 지나 한시가 넘도록 대간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으로 얼굴을 뵙는데도 마치 구면인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 선녀님은 홀대모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신 분으로 대간 소식통이나 다름없고, 달아네님은 작년에 대간졸업을 마치고 2차대간 종주중이다. 달아네님은 박달령님과 구름나그네님의 대간 산행기를 모두 읽었다면서 정확히 기억을 하고 계셨다. 한시 반 가까이 되어 취침을 하였으나 잠자리가 바뀐 탓인지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종주 첫날( 9. 21. 금요일)
1.날씨: 비 조금온 후 맑아지다가 다시 흐려짐
1.산행구간: 하늘재에서 차갓재 지나 안생달마을까지
1.산행시간: 12시간 10분
선녀님이 이른 아침식사 준비하는 소리에 일어나(05:40) 밖에 나가보니 먹장 구름이 잔뜩 긴 채 가랑비가 내리고 있다. 문경지방의 일기예보를 청취하니 구름많고 오전에 비가 조금 내린다고 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선녀님이 하늘재까지 바래다 주었다. 하늘재로 가다보니 운달산 자락의 성주봉 암릉이 멋있게 보인다. 포암산 정상 부근은 구름에 가려져 있으나 바위 자락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바위가 베를 펼쳐 놓은 모습이라하여 베바우산이라고도 한다. 하늘재에서 선녀님과 작별하고 산행을 시작한다(06:50). 대간꾼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선녀님이야말로 참으로 고마우신 분이다. 밀재에서 하늘재까지 작은 배낭을 사용하였는데 다시 큰 배낭(45리터)으로 바꾸고 새로 구입한 등산화를 신고 산행을 하였다. 10분정도 올라가자 하늘샘이 나온다. 파이프에서 물이 졸졸 흘러 내리고 있다. 가랑비를 맞으며 가파른 오름길로 올라간다. 너덜길이 자주 나오고 등로에 거미줄이 많아서 스틱으로 거미줄을 걷어 내면서 올라 가지만 어느새 얼굴과 안경에 거미줄이 수시로 달라 붙는다(오늘 하루종일 거미줄과 씨름을 하였다.). 올라가다 바위전망대에서 뒤돌아보니 탄항산과 주흘산은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조금 올라서자 바위 옆에 소나무가 멋있게 자라 있고 문경 관음리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어느새 비는 그치고 물기를 머금은 암릉길을 따라 천천히 올라선다. 로프를 잡고 바위를 올라서서 조금 올라가니 포암산 정상이다(08:06). 정상에서 하산하여 편안한 능선길을 따라 걸어간다. 한참 걸어가자 만수봉 갈림길이 있는 마골치에 도착한다(09:50). 마골치에는 국립공원에서 설치한 출입금지 안내문이 펄럭이고 있다. 마골치에서 벌재까지 월악산국립공원 관할 출입금지구간으로 이곳을 통과하려고 하니 죄인아닌 죄인의 느낌이 들었다. 무분별한 산행으로 자연환경파괴가 염려된다면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하지 말고 차라리 50만원을 받고 통제구간의 대간출입허가증을 만들어 주던지.... 대간길 전구간 자유롭게 출입을 할 수 있는 그날이 언제 올려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938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에 올라서자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지나온 조령산, 마폐봉, 주흘산과 포암산에서 오늘 걸어 온 대간능선 모습이 잘 보인다. 938봉에서 1032봉 사이에는 암릉길과 너덜길이 자주 나온다. 흐렸던 날씨는 개이고 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숲사이로 가야할 대간자락이 길게 펼쳐져 보인다. 전망바위에서 우측으로 바라보니 주흘산이 계속 따라온다. 운달산과 성주봉이 바라보이는 전망좋은 바위에 주저 앉아 박달령님이 개발한 누룽지백반으로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였다(11:45~12:10). 식후 포만감을 느끼면서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따라 간다. 뒤돌아보니 숲 사이로 월악산 영봉이 보인다. 다소 위험한 암벽하산길을 밧줄에 의지한 채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이후로 완만한 오름길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땀을 흘리면서 힘겹게 천천히 올라간다. 가다보니 재법 큰 너덜지대가 나온다(13:28). 너덜지대가 등로에서 좌측으로 벗어나 있는데 너덜지대를 통과하는 것으로 오인하고 너덜지대를 횡단하여 길을 찾느라 알바하였다. 너덜지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시원스럽다. 하늘재에서 포암산을 지나 온 대간줄기와 함께 오른쪽으로 월악산이 잘 보인다. 제길을 찾아 조금 오르니 1032봉이다(13:46). 1032봉을 지나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오르자 1062봉에 이른다(14:15). 1062봉에서 내려서자 문경 박마을 갈림길이 있는 부리기재를 지나고(14:47) 지루한 느낌이 들도록 한참 올라서자 대미산 정상에 도착한다(15:39). 대미산 정상을 전후하여 지나온 대간과 가야할 대간 조망이 시원하다고 들었는데 숲이 우거져서 그런지 잘 보이지 않는다. 정상에서 바라보니 운달산 자락이 시원스럽게 보이고 잡목숲 너머 소백산으로 향하는 대간줄기가 바라 보인다. 대미산에서 하산하여 눈물샘 갈림길을 지나고 북진하다가 문수봉갈림길에 이르러(16:09) 대간길이 우측으로 틀어진다. 문수봉 갈림길에는 지리산과 백두산으로 씌여진 대간 이정표가 서 있다. 그렇다. 백두대간의 종착역은 진부령이 아니고 백두산이다. 백두산까지 완전종주할 날이 언제 올까? 갈림길 옆 헬기장에 이르자 뱀 한 마리가 스르륵 지나간다. 오르락 내리락 재법 높은 봉우리를 넘나들면서 등로는 조망이 없는 짙은 숲길로 지루하게 이어진다. 하늘은 흐려져 높은 산자락에는 서서히 안개가 차 오른다. 포항셀파실측거리를 기준으로 평택여산회에서 설치한 백두대간 중간지점 표지석을 지나간다(17:33). 전체대간거리 734.65킬로미터중 천왕봉에서 이곳까지 367.325킬로미터라고 한다. 백두대간을 시작한지(2006. 9. 22.) 일년만에 절반을 걸었다. 지리 천왕봉에서 19차에 걸쳐 21일간 산행하여 약 920리길을 걸어 온 셈이다. 이제 차갓재가 얼마 남지 않았나 보다. 한참 걸어가니 송전탑이 나오면서 계곡길과 직진길 양쪽으로 대간표지기가 매달려 있고 직진길은 오르막길로 되어 있다. 날은 어둑해지고 어느길이 맞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급한 마음에 박달령 고문님에게 전화를 하니 직진하라고 한다. 직진하여 올라 섰다가 내려서니 차갓재에 이른다(18:26). 차갓재에는 장승목과 함께 문경산들모임산악회에서 세운 백두대간중간표지석이 있다. 차갓재에서 우회전하여 울창한 계곡숲길을 따라 조금 내려오니 송전탑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어둠이 내리면서 렌턴불을 키고 내려왔다. 갈림길이 나올때마다 박달령님의 표지기를 매달아 내일 올라올 때 헷갈리지 않도록 하였다. 좌측편을 바라보니 바위로 된 황장산의 모습이 보인다.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 쌓인 산골오지마을인 안생달마을에 도착하니(19:00) 이내 어둠컴컴해진다. 오늘은 산행하면서 등산객 단 한명도 만나지 못하였으며 후텁지근한 날씨로 땀을 많이 흘렸다. 전화예약한 마당넓은 민박집에 도착하여 차가운 계곡수에 땀을 씻고 옷을 갈아 입으니 개운하다. 주인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주인아저씨는 오미자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숙소는 계곡 옆 별채로 되어 있는데 시골답지 않게 깔끔한 편이고 계곡 물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린다. 박달령님으로부터 전화 오기를 황장산 바위 오름길에 주의하라고 당부하신다. 박달령님은 오늘과 내일 벌초를 하고 모래 포항 내연산 산행을 한다고 하신다. 내일 아침 6시에 아침식사를 부탁하고 심신이 피로하여 일찍 취침하였다(21:00).
종주 둘째날( 9. 22. 토요일)
1.날씨: 흐리고 비
1.산행구간: 안생달마을에서 차갓재에 올라 벌재까지
1.산행시간: 6시간 20분
핸드폰 알람소리에 기상하여(05:30) 밖에 나와보니 구름이 낮게 드리운 채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고봉으로 담아주는 아침밥을 뚝딱 해치우고(숙식비 3만원) 민박집에서 출발한다(06:40). 비를 맞으면서 차갓재를 향하여 올라간다. 기상청에서 어제만 하여도 오늘 날씨가 맑다고 예보했는데 전혀 아니올시다이다. 황장산은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바위산인 황장산을 우중산행하여 오를 생각을 하니 걱정이 된다. 차갓재에 이르자(07:15) 사방이 구름 속이라 뿌옇기만 하다.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내려가자 작은차갓재가 나오고(07:43) 헬기장을 지나간다. 서서히 고도를 올려치자 암릉구간이 나오기 시작한다. 오늘도 예외없이 등로를 가로막은 거미줄이 많아서 스틱으로 걷어 내면서 올라간다. 전망이 좋을듯한 너럭바위가 자주 나타나지만 오늘은 운무 속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비는 많이 내리지 않지만 나뭇가지를 붓잡다보면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져 차갑게 느껴진다. 바지는 흥건하게 젖어 있다. 한참 올라가자 묏등바위가 나온다(08:53). 로프를 잡고 바위절벽을 올라선다. 조금 지나자 수십길 낭떠러지로 생각되는 바위절벽길을 로프에 의지한 채 횡단하여야 하는 위험한 곳이 나온다. 만약 로프가 없다면 지나 갈 수 없는 곳이다. 비바람이 부는 가운데 한발한발 조심스럽게 지나간다. 암릉지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끝내줄 것 같으나 오늘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니 답답하기만 하다. 조금 올라서자 좌우로 절벽이나 다름없는 스릴 넘치는 능선길을 지나간다. 등로 양쪽으로 굵직한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암릉지대를 지나 조금 오르자 황장산 정상에 이른다(09:12). 황장산은 본래 작성산이었는데 궁궐의 건축자재로 쓰이는 황장목이 많아 조선시대 숙종때부터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고 황장봉산으로 지정하였는데 그 후로 황장산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황장산에는 황장목(속살이 누런 소나무)이 없다고 한다. 황장산에서 하산하여 다시 올라가니 멋있는 암릉구간이 이어진다. 가다 보니 로프가 설치된 급경사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흡사 계곡길로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대간길이 맞나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가파르게 내려서자 황장재에 이른다(10:10). 황장재를 지나자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계속 이어진다. 우측 편으로 쉬어가기 좋고 전망이 좋아 보이는 너럭 바위가 자주 나오나 구름 속이라 전망이 없다. 바위가 비에 젖어 있어 미끄러운 곳이 많다. 조심 조심 천천히 이동한다. 암릉구간을 지나 걷다보니 폐백이재에 이른다(12:00). 잠시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올라서서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걷다가 내려서니 자동차 소리가 들려온다. 오늘 처음으로 4명의 대간산행객을 만난다. 벌재 하산길은 급경사 절개지 구간이라 주의를 요한다. 가파른 내리막길로 내려서자 벌재에 도착한다(13:00). 몇 년전에 가족과 함께 단양고수동굴을 구경하느라 경천호를 지나 벌재로 지나간 적이 있다. 벌재를 넘어가면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단양 상선암계곡이 나온다. 저수재까지 산행을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비가 계속 내려 쉽게 그칠 것 같지는 않고 조망도 전혀 되지 않아서 벌재에서 산행을 마치기로 하였다. 여유있게 보고 즐기면서 대간산행을 이어 갈 생각이다. 지나가는 차를 세울려고 손을 흔드니 하얀색 트럭이 정차 한다. 동로면소재지까지 갈 수 있느냐고 물으니 되돌아가는 차라고 한다. 자세히 보니 국립공원관리공단 차량이다. 벌재 날머리를 점검하고는 되 내려간다. 조금 늦게 내려 왔더라면 제수없이 걸렸을 터이니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좌우간 마골치에서 벌재에 이르는 금지구간을 무사히 통과하였으니 다행이다. 대간산행이후 처음으로 히치에 성공하여 트럭을 얻어 타고 동로면소재지까지 이동하였다. 구름나그네님 말대로 트럭이 잘 세워주는 것 같다. 동로면소재지에 위치한 뾰족한 천주봉 산자락이 인상적이다. 버스를 이용하여(동로에서 13:25, 점촌에서 14:40, 김천에서 16:00출발) 영동에 일찍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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