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산행기
제21차 (죽령~고치령)
1.위치: 충북 단양군, 경북 영주시 소재
1.대간상 주요산: 소백산(연화봉(1,383미터), 비로봉(1,439.5미터), 국망봉 (1,421 미터)).
1.산행일시: 2007. 10. 27. (토).
1.날씨: 맑음
1.산행코스: 죽령-제2연화봉-천문대-연화봉-제1연화봉-비로봉(소백산)-국망봉-상월봉-늦은맥이재-마당치-형제봉 갈림길-고치령
1.산행시간: 11시간(휴식 및 중식시간 포함)
1.이동거리: 24.83킬로미터(누적 대간거리: 428.42킬로미터)
종주전날
이번 산행은 덕유산 못지않게 부드러우면서도 장쾌한 조망을 자랑하는 소백산이다. 소백산은 3번이나 일반산행을 하였으며 죽령부터 국망봉까지는 초행길이 아니라서 낯설지 않다. 오전에 세용이 정보검색대회 응시차 청주에 다녀 오고, 오후에 영동에서 무궁화열차로(14:56), 김천에서 시외버스로(16:00)로, 영주에서 시내버스로 풍기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까이 되었다. 오늘이 음력 9월 16일로 차창너머로 두둥실 떠 오른 보름달이 내일 날씨가 맑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지난번에 이용한 풍기택시기사님께 연락하니 기사님이 마중 나왔다. 역전근처에 있는 기사님댁에서 저녁식사까지 대접받고 민박 하였다. 기사님은 고향이 금산이라면서 친절하게 대해 주셨다. 기사님댁은 전에 여관을 운영하여 집은 허름한 편이나 방안은 그런대로 깔끔한 편이다. 내일 새벽 4시 출발예정임을 알리고 따뜻한 방에서 티브이를 시청하다가 일찍 취침하였다(10:00).
종주당일
1.부드러우면서도 장쾌한 천상의 초원길....
기사님 댁에서 키우는 닭이 훼치는 소리와 핸드폰 알람소리에 일찍 기상하였다(03:30). 산행채비를 갖추고 사모님께서 건네주는 두유를 마시고 상큼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택시에 오른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20분정도 올라가자 죽령에 도착하였다(왕복택시요금 5만원과 숙박비 1만원 지불). 별로 춥지도 않고 구름 한점없이 맑은 날씨에 보름달이 휘영청 밝기도 밝다. 렌턴불을 키고 죽령에서 출발한다(04:30).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포장된 시멘트 길이라 렌턴 없이도 올라 갈 수 있을 정도이다. 달과 함께 별과 함께 걸어가니 외롭지는 않다. 딱딱한 포장된 길을 걸으려니 금방 다리가 피곤해진다. 마치 식장산을 차도를 따라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고 지리산 성삼재에서 노고단 올라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둠 속에서 뒤돌아보니 지나온 도솔봉 자락이 뚜렷이 보이고 우측 편으로 풍기읍내의 야경과 중앙고속도로의 가로등 불빛이 길게 행렬을 이루고 있다. 죽령에서 천문대까지는 지루함을 느낄 정도로 넓다란 포장도로길이다. 중계소가 있는 제2연화봉 전망대에 도착하니 차가운 강풍이 불어 춥게 느껴진다. 전망대 나무바닥에 있는 물이 얼어붙어 미끄럽다. 천문대 입구에 이르자 날이 밝아오고 렌턴을 소등하였다(06:14). 조금 올라가니 연화봉이다(06:22). 곧 해가 뜰려고 동녘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다. 동쪽을 바라보니 골골이 안개가 스며 있는 가운데 수많은 산들이 영락없이 안개바다위에 떠 있는 다도해의 섬처럼 보인다. 제1연화봉에서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소백의 등즐기가 우람한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찬바람이 세게 불어 일출을 보지 않고 연화봉에서 내려온다. 나무계단마다 서리가 하얗게 내려 있다. 고지대라서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앙상한 모습을 하고 있어 겨울산이나 다름없다. 반면에 계곡 쪽으로는 단풍이 많이 들어 불에 타고 있는 듯하다. 조금 걸어가니 오른편 잡목 숲 사이로 해가 떠 오른다(06:44). 소백산지역의 천문연구원 발표 일출시각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대간산행하면서 오랜만에 일출을 본다. 제1연화봉 오름길은 가파른 나무 계단길이다. 소백산에는 계단이 많지만 바닥에 타이어 고무를 박아놓아 쿠션이 있어 그나마 산행하기에 편하다. 바위로 되어 있는 제1연화봉에 올라서서(07:12) 바라보니 지나온 대간줄기와 가야할 대간줄기가 아침햇살을 받아 생명력있게 보인다. 단양 쪽으로는 계곡에 안개가 자욱히 끼어 있다. 다시 오르락 내리락 정상을 향하여 걸어간다. 포근한 날씨이지만 바람이 불면 이내 추위를 느낀다. 소백산의 겨울 칼바람이 어떠한지 이해가 간다. 안양에서 온 4명의 산님과 조우한다. 새벽 한시에 죽령에서 출발 정상에 오른 다음 하산하는 길이라고 한다. 정상이 가까이 다가오자 펑퍼짐한 초원이 펼쳐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누렇게 탈색된 초원위에 주목이 푸르게 자라 있다. 대간꾼들의 오아시스인 주목감시초소에 도착하여 햇반으로 아침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계단길을 따라 올라가자 소백의 최고봉인 비로봉에 도착한다(08:47). 사방 조망이 시원하다. 부드러운 소백의 등줄기가 늘씬한 여체를 보는 듯하다. 가야 할 국망봉이 저만치 보이고 파도치듯이 겹겹이 산이 밀려 오는듯하다. 태백산도 보이련만 예습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어느것이 태백산인지 잘 모르겠다. 뒤돌아 보니 도솔봉과 오늘 지나온 연화봉 고봉준령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지난번에 알바한 고항치와 옥녀봉이 조망되고 영주시내가 흐릿하게 보인다. 비로봉에서 하산하여 목가적인 분위기를 느끼며 초원의 계단길을 걷다가 오르락 내리락 아기자기한 능선길을 따라 국망봉을 향하여 걸어간다. 초암사에서 올라오는 삼거리를 지나 조금 오르자 국망봉이다(10:13). 마의태자가 경주쪽을 바라보며 망국의 한을 달래며 눈물을 흘렸다는 애뜻한 전설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푸른 하늘에는 구름한점 없이 맑다. 지나 온 대간 우측편 가스층 위로 뾰족하게 솟은 봉우리가 아마 월악산같다. 감기가 덜 낫았는지 콧물이 많이 나오고 머리가 조금 아프다. 콧노래가 절로 나올듯한 전망좋은 부드러운 능선길을 따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니 상월봉에 이른다(10:34). 상월봉 오름길 우측편에 곧 넘어질 듯 위태롭게 서 있는 바위가 이채롭다. 상월봉에서 바라보니 신선봉과 형제봉 자락이 보이고 가야 할 대간 능선이 부드럽게 펼쳐지고 있다. 날씨가 좋아 멀리 있는 산이 조망되나 다음에 가야 할 선달산과 태백산이 어느 것인지 모르겠다. 상월봉에서 약 100미터정도 되내려가서 우회전하여 사면길로 걷다보니 능선길로 바뀐다. 상월봉 이후로 고치령에 이르기까지는 산책로같은 부드러운 길로 이어지나 시종일관 잡목숲길이라 전망이 없다. 늦은맥이재와 구인사로 가는 신선봉 갈림길을 모르고 지나갔다(아마 이정표가 설치된 곳으로 추정되는데 이정표에는 현위치 표시가 전혀 없다.). 완경사의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온다.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등로에 낙옆이 수북하다. 버스럭 버스럭 낙옆을 밟는 소리만 들릴 뿐 고즈넉하기만 하다. 건너편 계곡에서 크릉크릉 하늘을 찌를 듯 동물소리가 들려온다. 도대체 어떠한 동물일까? 내려오는 길에 고치령에서 죽령으로 홀로 대간을 하시는 연로한 산님을 만났다. 아침 8시에 출발하였다고 하니 발걸음이 무척 빠른 분같다. 오르락 내리락 다소 지루하게 이어진다. 다리가 무거워지면서 2번정도 휴식을 취한다. 소백산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이정표를 많이 세워 놓아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소나무가 있는 바위에 올라서니 조망이 다소 트인다. 형제봉 자락이 보이고 우측으로 좌석리에 있는 단산저수지가 조망된다. 조금 더 내려오자 이정표가 있는 마당치에 이른다(14:00). 완만한 오르막길로 올라서서 사면길로 돌아서자 형제봉 갈림길이 나온다(14:27). 이곳에서 택시기사님께 3시 50분까지 차를 보내 달라고 연락하고 빵과 두유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오니 단풍이 들어 있는 나무를 볼 수 있다. 나무 숲 사이로 저멀리 다음에 가야 할 선달산이 보인다. 다음에 올라 가야 할 950봉대간자락이 울긋불긋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형제봉 갈림길에서 50분정도 내려서자 고치령에 당도한다(15:30). 고치령은 영주 단산면 좌석리에서 마락리로 넘어가는 해발 770고지의 비포장 고개이다. 고치령에는 산신각과 함께 고갯길 양쪽에 장승목이 있다. 좌석리 쪽으로 조금 내려가서 포장이 되어 있으나 길이 좁아 교행이 불편하다. 택시를 타고 내려 오면서 바라보니 계곡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절경이로다. 혼자 보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풍기에 도착하여 기사님과 작별하고 시간이 많이 남아 허름한 목욕탕에 들려 땀을 씻고 옷을 갈아 입으니 한결 개운하다. 풍기는 개성, 금산과 더불어 유서깊은 인삼의 고장으로 역 근처에 인삼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인삼시장을 둘러 보았는데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풍기역에서 바라보니 도솔봉과 소백산 연봉이 풍기읍내를 아늑하게 감싸고 있다. 어느덧 짧은 하루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내리는 가운데 청량리행 열차가 들어온다. 무궁화 열차를 이용하여(풍기에서 17:52, 제천에서 18:50, 대전에서 21:30) 귀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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