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산행기
제23차 (화방재~피재)
1.위치: 강원도 태백시, 영월군, 정선군 소재
1.대간상 주요산: 함백산(1,573미터), 매봉산(1,303미터)
1.산행일시: 2007. 12. 23. (일).
1.날씨: 맑은후 흐려짐
1.산행코스: 화방재-수리봉-창옥봉-만항재-함백산-중함백-은대봉-두문동재(싸리재)-금대봉-쑤아밭령-비단봉-풍력발전단지-매봉산-피재(삼수령)
1.산행시간: 9시간 15분(휴식 및 중식시간 포함)
1.이동거리: 21.45킬로미터(누적 대간거리: 500.07킬로미터)
종주전날
경방기간이 지나고 올겨울들어 아직까지 큰추위가 없고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금년도 송년산행으로 대간 한구간을 더 뛰기로 하였다. 대간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경방기간 동안 대간산행을 쉬고있는 사이 온몸이 근질근질하다. 무궁화 열차를 이용하여(영동에서 15:45, 대전에서 16:50, 제천에서 19:32) 태백으로 떠난다. 제천 가까이 이르자 그늘진 곳에 눈이 하얗게 쌓여있다. 긴 정암터널과 남한에서 가장 높은 역인 추전역을 지나자 태백이다. 많은 산행객들이 열차에서 쏟아져 나온다. 역근처 보혜여인숙에 숙소를 정하고(숙박비 12,000원) 24시간 영업하는 양지기사식당에서 청국장백반으로 늦은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내일새벽 식사예약과 함께 보온물병에 물을 끓여 달라고 부탁 하고 옆가게에서 컵라면을 구입하였다. 티브이를 시청하다가 취침하였는데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설잠을 잤다.
종주당일
헨폰 알람시각보다 일찍 기상하여(03:30) 양지기사식당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하였다. 지난번에 이용한 태백개인택시를 호출하여 화방재로 이동하였다(차비 13,000원). 유일사매표소앞을 지나자 수십명의 단채산행객들이 어둠속에서 태백산 산행을 시작하고 있다. 화방재에 도착하여 하늘을 바라보니 맑은 날씨에 별빛이 영롱하게 빛나고 서쪽하늘에는 보름을 이틀 앞둔 둥근 달이 두둥실 떠 있고 산자락의 윤곽이 뚜렷하다. 렌턴불을 밝히고 산행을 시작한다(05:10). 가파른 오름길에는 눈이 거의 없다. 좌측편으로 만항재로 올라 고한읍으로 가는 424번 도로가 구불구불한 모습으로 보인다. 고도를 놉히자 서서히 눈길로 변한다. 오늘 산행하면서 눈길을 많이 걸었지만 대부분 얼어 있어 미끄럽지 않아 아이젠을 사용하지 않았다. 휘영청 밝은 달이 길동무해주니 외롭지 않다. 다시 가파르게 올라서자 수리봉에 당도한다(05:42). 등로는 다시 완만해지고 뽀드득 뽀드득 달빛에 반사된 하얀 눈을 밟으면서 걸어가니 상쾌하기만 하다. 봉우리에 올라서자 좌측으로 국가시설물 건물이 나오고 비포장 도로를 따라 내려서자 만항재이다(06:38). 만항재는 해발 1,330미터상에 있는 도로가 지나가는 고개중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고개로 태백 화방재에서 고한으로 지방도가 지나가고 있다. 만항재에서 함백산을 바라보니 동네뒷산처럼 보인다. 함백산 일출사진 촬영하러 왔다는 젊은남자 2명이 차에서 내리더니 함백산가는 길을 물어 보길래 알려 주었다. 동녘하늘에 먼동이 터오기 시작한다. 도로를 따라 조금 걷다가 등산로 안내판 있는 곳에서 능선길로 접어 들었다. 날이 밝아 오면서 렌턴을 소등하고(07:00) 무명봉을 올라 섰다가 내려서자 선수촌으로 가는 포장도로를 통과한다. 함백산 오름길이 서서히 가팔라진다. 전망이 트이는 펑퍼짐한 곳에 이르러 동녘하늘을 바라보니 곧 해가 뜰려고 붉게 물들어 있다. 드디어 해가 떠 오른다(07:32). 일출사진을 한 장 찍자마자 추위에 밧데리가 방전되어 예비전지로 갈아 끼우는 사이에 해가 불쑥 솟아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된비알의 오름길로 올라서자 함백산 정상이다(07:52). 정상에는 강풍이 심하게 불어 매우 추웠다. 통신시설물이 가깝게 자리잡고 있고 지나온 태백산이 황소둥처럼 덩치큰 모습으로 누워 있는가 하면 저멀리 하얀 눈을 이고있는 소백산의 모습이 흐릿하게 조망된다. 가야할 은대봉과 금대봉 그리고 매봉산의 대간줄기가 파노라마처럼 조망되고 멀리 불쑥 솟은 산이 아마도 청옥산, 두타산같다. 깊은 골짜기에 자리잡은 고한읍내와 함께 산자락에 스키장 슬로프가 하얗게 빛난다. 남사면에는 눈이 얼마 없지만 북사면인 함백산하산길에는 눈의 양이 재법 많았다. 하지만 많은 산님들이 다녀간 덕분에 러셀상태가 양호하여 산행하기에 불편하지 않았다. 오른편으로 주목보호철조망을 끼고 내려온다. 주목 고사목과 함께 가야할 매봉산의 풍력발전시설물이 조망된다. 우측편으로 태백시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중함백의 봉우리를 올라 섰다가 내려서자 제2쉼터 표지판이 있는 안부4거리에 이른다(08:48). 우측으로 가면 샘터가 있고 좌측으로 가면 정암사가 나온다고 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은대봉을 향하여 꾸준히 올라간다. 은대봉 오름길 밑으로 태백선(정암터널)이 지나가고 있다. 펑퍼짐하게 넓은 은대봉에 이르자(09:42) 사방으로 잡풀이 우거져 있어 조망은 없다. 은대봉에서 내려서자 잡목이 없는 능선길로 변하면서 훌륭한 조망이 펼쳐진다. 두문동재(싸리재)와 함께 건너편에 금대봉이 보이고 대간줄기가 우측편으로 부드럽게 휘어지면서 비단봉에서 솟구치다가 풍력발전시설이 있는 매봉산이 오똑한 모습으로 조망된다. 우측편 산아래에 싸리재로 꾸불꾸불 올라오는 도로가 보이고 아래 편으로 터널이 보인다. 가파르게 눈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자 단체로 온 산님들이 올라온다. 등로는 다시 완만해지면서 두문동재(싸리재)에 당도한다(10:00). 싸리재에는 태백에서 고한으로 넘어가는 38번 국도가 지나가고 있으나 터널이 생긴 이후로 이제는 한적하기 그지없다. 고갯마루에는 마고할미돌탑이 있으며 휴게소 셔터는 닫혀있다. 11년전(1996. 7. 25.)에 처와 함께 세용이를 데리고 자동차로 처음 올라 왔었다. 당시 이곳에서 나홀로 대간종주객을 만났는데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무척 부럽기도 하였다. 당시 대간종주는 전문산꾼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처에게 안부전화해 주고 ‘불바래기’방화선을 따라 완만하게 올라가다가 다소 가파른 산길로 접어든다. 금대봉 오름길은 야생화보호지역으로 등로 양켠에 ‘입산금지’안내표지판과 함께 금색의 밧줄을 설치하여 놓았다. 국립공원 통제구역의 대간길을 이곳처럼 등로통행은 허용하되 등로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면 생태계 보전에 거의 지장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대봉 오름길에서 경주에서 온 연로한 종주객 한분을 만났다. 어제 구룡산과 태백산 구간을 산행하고 오늘 05:50 화방재를 출발하여 피재까지 간다고 한다. 두분이 각각 차를 가져와서 교차종주한다고 한다. 금대봉에서 일행을 만났으며 이분의 발걸음이 워낙 빨라 나는 추월당하고 말았다. 양강발원지이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금대봉을 지나자(10:37) 북진하던 대간길이 동쪽으로 크게 휘어진다. 금대봉 북쪽 골짜기에는 남한강의 발원지인 검용소가 있고 남쪽 태백시내에는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이 있다. 눈이 푹푹 빠지지만 등로는 한결 부드럽기만 하다. 오르락 내리락 걸어가다보니 쉬어가기 좋게 큰돌을 옹기종기 모아 놓은 곳이 더러 나온다. 이곳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추운 날씨라서 그런지 라면이 제대로 익지 않았다. 이정표가 있는 쑤아밭령을 지나(11:44) 된비알의 오름길로 힘겹게 올라서자 바위암릉이 나오면서 비단봉에 도착한다(12:22). 아쉽게도 날이 흐려지면서 함백산은 보이지 않고 은대봉과 싸리재 그리고 금대봉이 흐릿하게 보인다. 비단봉을 지나 내려서자 그 유명한 고랭지 배추밭이 펼쳐진다. 대부분 돌이 많이 섞인 척박한 땅임에도 배추재배가 되는 점이 신기하기만 하다. 고랭지 배추는 약간 찔긴듯하면서도 맛이 고소하다. 건너편에 매봉산 풍력발전시설이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배추가 없어 마음놓고 배추밭을 횡단하여 지나간다. 허허벌판에 불어대는 강풍이 장난이 아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의 강풍이다. 워낙 바람이 센 곳이라 풍력발전소를 세웠나 보다. 강풍에 실린 싸락눈이 얼굴을 따끔거리게 하였다. 힘겹게 올라서니 풍력발전단지가 나온다. 능선을 따라 7개의 풍력발전시설이 세워져 있다. 큰 날개가 강풍에 윙윙 거리며 빙글빙글 돌고 있다. 찬바람이 부는 강풍속에 풍력발전단지를 지나 올라서자 매봉산(일명 천의봉)이 나온다(13:27). 매봉산 전망대에서 지나온 대간을 바라보니 흐린 날씨라 태백산과 함백산이 보이지 않는다. 매봉산 북사면에는 배추밭이 끝없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널따란 농로길을 따라 내려 오다가 능선길로 접어든다. 내려오다보니 낙동정맥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부산 몰운대까지 천리길 낙동정맥이 이어진다. 이제부터 오른편으로 떨어지는 빗물은 오십천을 거쳐 동해바다로 흘러간다. 좌측편 대간길을 따라 내려온다. 오른편 목장철조망을 끼고 내려서자 대간길이 포장도로와 합쳐지다가 능선길로 접어 들었다가 다시 합쳐지면서 내려서니 피재(삼수령)에 이른다(14:25). 고갯마루 온도계가 섭씨 1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매봉산 칼바람에 힘이 많이 들었지만 날씨가 매우 춥지 않고 대부분 부드러운 대간길이라 양호하게 올해 마지막 대간산행을 마쳤다. 금년에 14차에 걸쳐 17일 산행하여 추풍령에서 피재까지 종주하였다. 개인택시를 불러 태백역으로 이동(차비 6,000원) 역근처 식당에서 복매운탕으로 식사를 하고 무궁화 열차로(태백에서 16:16, 제천에서 18:50, 대전에서 21:30) 귀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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