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산행기
제28차 (진고개~대관령)
1.위치: 강원도 강릉시, 평창군 소재
1.대간상 주요산: 선자령(1,157미터), 곤신봉(1,127미터), 매봉(1,173미터),
소황병산(1,328미터), 노인봉(1,338미터)
1.산행일시: 2008. 6. 13. (금).
1.날씨: 맑음
1.산행코스: 진고개-노인봉-무인대피소-소황병산-매봉-동해전망대-곤신봉-낮은목이-선자령-새봉-대관령
1.산행시간: 9시간 10분(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1.이동거리: 25.8킬로미터(누적 대간거리: 626.67킬로미터)
종주전날
이번과 다음구간은 오대산국립공원이 포함된 곳으로 통제구간이 시작되는 곳이다. 요즘들어 소황병산에서 단속이 심하다고하여 고민한 끝에 역종주(남진)하기로 하였다. 산행을 일찍 시작하여 공단직원 근무시간 이전에 통제구간을 통과할려면 남진함이 무난할 듯 싶다. 무궁화열차(영동에서 14:18출발)와 시외버스를 이용하여(대전에서 15:30, 원주에서 18:15출발) 진부에 도착하였다. 같은 버스에서 내린 대간꾼과 인사를 나누다 보니 홀대모 회원이었다(닉네임 청조21). 대전에 거주하는 분으로 4년쩨 나홀로 대간을 하고 있다면서 이미 한계령까지 진행하였는데 악천후로 도중하차한 진고개에서 구룡령 구간을 이번에 땜방한다고 한다. 일행이 되어 선답자인 홀대모 대동강님이 숙식을 해결한 곳으로 이동하였다. 설렁탕집에서 올뱅이국밥으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고 진광장여관(숙박비 25,000원)에서 일박하였다. 청조21님과 대간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핸드폰 알람을 설정하고 자리에 누웠으나 잠이 오지 않아 이리뒤척 저리뒤척 하다가 늦게 잠이 들었다.
종주당일
1. 동해를 바라보며 푸르른 초원의 하늘길을 걸었다.
새벽 3시에 알람을 설정하였는데 눈을 떠 보니 2시 57분이다. 생체시계가 정확한 편이다. 밖에 나와 하늘을 바라보니 별들이 반짝이고 있다. 24시간 영업하는 김밥집에서 김밥과 라면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택시로 진고개에 도착하였다(택시비 2만원). 어둠컴컴한 새벽에 불이 꺼진 휴게소 건물과 함께 진고개 자락은 적막하기만 하다. 노인봉과 함께 노인봉자락에서 흘러내린 완만한 산자락의 실루엣이 첩첩산중임을 말해주고 있다. 청조21님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나홀로 산행을 시작한다(04:05). 국립공원지역이라 노인봉 오름길은 양호하게 정비되어 있으며 이정표도 많이 있다. 완만하게 오르다가 데크계단길이 나오면서 다소 가팔라진다. 날씨가 푹하여 땀이 날려고 하여 잠바를 벗고 여름옷 하나만 걸치고 산행하였다. 날이 밝아 오면서 렌턴을 소등하였다(04:35). 우측 멀리 불이 켜진 군사시설물이 있는 황병산이 보인다. 다시 산책로같은 부드러운 등로로 이어진다. 숲 그늘에서 정체불명의 동물이 내 발자국 소리에 놀라 후다닥 도망가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순간적으로 긴장이 된다. 대피소 갈림길이 나오고 조금 더 올라가자 바위로 이루어진 노인봉에 이른다(05:13). 벌써 해가 떠 올라 옅은 안개속에 빛나고 있다. 황병산과 함께 소황병산으로 이어지는 대간줄기가 부드럽게 보이고 다음에 가야 할 동대산과 함께 대간자락이 겹겹이 조망된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자 과거 성량수님이 관리하였던 무인대피소가 나온다. 문이 열려져 있고 아무도 없다. 이곳에서 소금강 계곡길과 대간길이 갈라진다. 3년전에 소금강계곡을 산행할려고 하였으나 비가 내려 취소한 적이 있다. 기회가 닿으면 소금강계곡으로 가족산행을 하고 싶다. 목책을 넘어 금단의 구역으로 진입한다. 이곳부터 소황병산을 지나 매봉까지 통제구간이다. 통제구간을 지나가려니 범법자의 기분이 들어 마음이 괴로웠다. 소황병산 가는 길은 산책로같은 부드러운 숲길이다. 통제구간이라 이정표는 물론 대간표지기(리본)도 전혀 없지만 등로는 뚜렷하다. 노인봉과 소황병산 자락은 멧돼지의 천국이다. 등로 양켠으로 멧돼지들이 마구 쟁기질을 해 놓은 곳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공단에서 대간종주객을 통제할 것이 아니고 멧돼지부터 통제하여야 할 것 같다. 전망바위에서 뒤돌아 바라보니 진고개에서 부드러운 등줄기로 올라 선 노인봉이 편안한 모습으로 보인다. 완만한 오름길로 꾸준하게 올라서자 최근에 지은 통제초소 건물이 나오면서 광할한 초원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가까이로 소황병산의 모습이 보이고 마루금위에 서 있는 많은 풍력발전시설(풍차)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살며시 들여다보니 초소건물 안에는 아무도 없다. 오름길이 없어 풀밭을 헤치며 소황병산에 올라섰다(06:22). 소황병산은 완만한 구릉지대로 초원을 이루고 있다. 다시 금지구간의 목책을 넘어간다. 조금 내려가니 좌측편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한참 숲길을 지나 오르자 우측편으로 초원의 구릉지대가 나온다. 광할한 목초지 위에 군데군데 나홀로 서 있는 소나무의 모습이 외롭게 보인다. 멀리 대관령목장건물이 보인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젖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간 오른편은 완만한 구릉지로 초원을 이루고 있고 왼편(동해쪽)은 급사면으로 숲을 이루고 있어 대조적이다. 매봉 오름길에서 뒤돌아 바라보니 황병산과 소황병산 자락의 넉넉한 품에 자리한 삼양목장이 무척 평화스럽게 보인다. 완만하게 올라 임도를 따라 올라서자 매봉이다(08:14). 목책을 넘어 금단의 구역에서 무사히 빠져 나온다. 가슴을 졸이며 제대로 쉬지 못하고 헐래벌떡 지나 왔는데 이제 느긋하게 걸어가도 될 것 같다. 풍차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매봉에서 바라보니 마루금따라 길게 도열해 있는 풍차가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가끔씩 산들바람이 불어 초가을날씨같다. 매봉에서 하산하여 걸어가다 보니 비포장임도로 이어진다. 국립공원지역을 벗어났음에도 관리공단에서 설치한 진입금지 안내판이 곳곳에 서 있다. 다시 올라서자 동해전망대에 이른다(09:06). 대간에서 흘러내린 산자락이 급히 몸을 낮추면서 주문진읍내와 강릉시내 그리고 경포호수가 겨우 보이고 동해바다는 잘 보이지 않는다. 목장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에서 관광객 2-3명이 내린다. 풍력발전단지 시설하는데 약 1,600억원의 예산이 들었으며 발전기의 높이가 60미터라고 하니 대단하다. 따가운 햇볕을 흠뻑 받으며 임도를 따라 걸어가니 나홀로대간꾼 한분이 반대편에서 걸어온다. 인사를 나누면서 혹시 국공파를 보지 못하였느냐는 질문에 근무시간 이전에 통과하여 보지 못하였다고 대답하였다. 바람도 불지 않아 무덥기만하다. 조금 더 걸어가니 영화 ‘태극기휘날리며’와 ‘웰컴투동막골’촬영지가 나온다. ‘태극기휘날리며’는 ‘실미도’와 함께 무척 감명깊게 본 영화이다. 전망대에서 계속되는 그늘이 없는 임도를 따라 걸으니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렸다. 곤신봉에 도착하여(10:03) 숲그늘에서 누룽지백반으로 간식을 하였다. 건너편에 선자령이 높게 바라다 보인다. 썬크림을 다시 바르고 미풍에 슬슬 돌아가는 풍차소리를 들으면서 임도를 따라 천천히 내려간다. 낮은목이에 이르자(10:50) 일주일전에 홀대모 0909님이 남진하면서 목판에 ‘나즈목이’라고 써 놓은 이정표가 보인다. 반갑다. 0909님은 작년에 대간완주하고 현재 2차종주(남진)를 하고 있다. 올라 가다가 임도를 만나 다시 숲길로 진입한다. 오름길에서 시원한 동해쪽을 바라보고 지나온 소황병산과 곤신봉을 바라본다. 펑퍼짐한 곳에 자리한 선자령에 이른다(11:22). 산림청에서 백두대간선자령이라고 엄청 큰 돌의 정상표지석을 세워 놓았다. 정상표지석 이면에는 산경도와 함께 선자령을 소개하고 있다. 예전에는 선자령을 대관산, 보현산 또는 만월산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북쪽으로 풍차와 함께 소황병산에서 오늘 지나 온 대간줄기가 한눈에 보이는가 하면, 남쪽으로 지난번에 다녀온 고루포기산과 능경봉의 모습이 조망된다. 선자령에서 새봉에 이르는 구간은 콧노래가 절로 나올듯한 편안한 산책로이다. 단체로 올라오는 일반산행객들과 조우한다. 새봉에 올라서자(12:22) 동해전망대가 또 나온다. 영동고속도로가 시원하게 강릉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고 멀리 강릉시내가 가스속에 흐릿하게 보인다. 횡계마을과 함께 발왕산이 보이고 고루포기산과 능경봉이 가깝게 보인다. 남쪽으로 바라보니 지나온 대간이 흐릿하게 보이는 가운데 자병산자락과 석병산 그리고 석두봉이 조망된다. 새봉에서 하산하여 시설물을 우회하여 내려오니 넓은 시멘트포장도로로 바뀐다. 통신중계소건물이 보이면서 오른편 국사성황당에서 굿을 하는지 징소리가 들려온다. 대간길을 버리고 오른편 숲길로 내려서서 국사성황당과 산신각을 둘러 보았다. 몇몇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국사성황당은 영동지역의 가뭄, 홍수, 풍작, 풍어 등을 보살펴주는 영험한 신을 모신 사당으로 강릉단오제가 이곳에서 시작하여 끝난다고 한다. 한참 걸어 내려오자 구영동고속도로가 나오면서 대관령에 도착한다(13:15). 오늘 산행은 더운 날씨에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임도를 걷느라 땀을 많이 흘렸지만, 시원한 동해를 바라보고 푸르른 초원의 하늘길을 걸으면서 목가적인 분위기를 진하게 느끼는 산행이었다. 택시를 불러 횡계터미날로 이동하여 버스를 타고 강릉으로 이동하였다. 청조21님으로부터 무사히 구룡령에 당도하였다는 연락과 함께 동생이 사무관승진시험에 합격하였다는 반가운 소식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강릉에서 14:50에 출발하는 고속버스와 대전에서 19:15에 출발하는 무궁화열차로 일찍 귀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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