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산행기
제26차 (백복령~삽당령)
1.위치: 강원도 강릉시, 정선군 소재
1.대간상 주요산: 석병산(1,055미터)
1.산행일시: 2008. 5. 17. (토).
1.날씨: 맑음(가스많음)
1.산행코스: 백복령-생계령-922봉-900.2봉-고병이재-908봉-석병산-두리봉-
삽당령
1.산행시간: 7시간 45분(휴식 및 중식시간 포함)
1.이동거리: 18.5킬로미터(누적 대간거리: 573.77킬로미터)
종주전날
대간에 발을 들여 놓으니 산행피로는 금방 잊어먹고 다음산행이 무척 기다려지니 대간병이 중증에 이르렀나보다. 대관령까지 두구간을 연속종주할까 하다가 내일 비소식이 있어 한구간만 하기로 하였다. 이번 구간은 거리가 짧아 널널한 산행이 될 것 같다. 시외버스를 이용하여(영동에서 13:40, 대전에서 15:40) 동해에 저녁 8시 50경에 도착하였다. 차창너머로 바라보니 대관령 대간자락에 있는 풍차가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다. 대전에서 강릉을 경유하여 동해가는 시외버스는 우등고속버스로 승차감이 좋다. ‘해금강식당’에서 시원한 생태탕으로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고 지난번에 이용한 ‘화정원찜질방’에서 목욕을 하고 하루 묵었다. 찜질방에는 피씨방까지 시설이 되어 있어 오케이로 들어가 선답자의 산행기로 잠깐 예습을 하고 취침하였다(23:00).
종주당일
1. 사라져 간 자병산의 아픔을 무엇으로 달랠꼬?
일찍 기상하여(04:20) 24시간 영업을 하는 삼정식당에서 콩나물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하였다. 택시로 시외버스터미날로 이동하여 06:50에 출발하는 임계행 시내버스에 탑승하였다. 맑은 날씨이나 가스가 많이 끼어 시계가 양호하지 않다. 시내버스로 동해시내 이곳저곳을 눈요기하면서 지나간다. 1980년 묵호읍과 북평읍을 합쳐져 동해시로 승격하였다고 한다. 쌍용시멘트공장과 지난번에 힘겹게 산행한 두타청옥의 마루금이 눈앞에 나타나면서 무릉계곡 입구를 지나간다. 구불구불 올라가는 백복령 오름길에서 바라보니 고봉준령의 대간자락에서 겹겹이 흘러내린 산줄기가 한폭의 동양화로 보인다. 이기령까지 땜방산행한다는 대간꾼 한명과 함께 백복령에서 하차하였다. 대간꾼과 작별하고 따사로운 아침햇살을 받으면서 나홀로산행을 시작한다(07:00). 작은 산등성이를 넘어 42번과 43번 철탑을 지나자 비포장 광산도로가 나온다.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올라가보니 석회석 개발로 대부분 잘려나가 백두대간에서 사라져버린 자병산의 처참한 모습이 나온다. 자병산은 지도에만 있지 현대문명의 이슬속에 사라진 산이다. 1994년까지만 하여도 자병산 정상에 올라섰다고 한다. 씁쓸한 마음으로 발길을 되돌린다. 넓은 공터에는 좌우로 많은 덤프트럭이 도열에 있다. 44번 철탑을 향하여 대간길 좌측편으로 지하수가 흘러 나오는 세륜시설을 지나고 우측편으로 생태복원지를 지나 올라간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고 선답자들의 표지기가 길안내를 잘 해주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조금 지나자 임계 카르스트 지대가 나온다. 돌리네(또는 쇠곳)라고 부르는 움푹 페인 구덩이가 종종 나타난다. 대부분 석회암 지대로 빗물이나 지하수에 용해되어 함몰되었다고 한다. 비가 많이 와도 물이 고이지 않고 지하수로 흘러들어간다고 하니 환선굴같은 지하세계가 있을 법도 하다. 넓따란 임도길을 지나 올망졸망한 봉우리를 오르 내린다. 좌측편으로 백복령에서 임계로 가는 국도를 지나는 자동차 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최근에 비가 내렸는지 등로는 촉촉하게 젖어있다. 오늘 걷는 구간도 대부분 동급서완형의 지대라서 잡목숲 사이로 우측을 바라보면 현기증을 느끼게 할 정도로 고도감을 느끼게 한다. 대간자락에서 동해쪽으로 흘러내린 산줄기가 급격히 몸을 낮추고 있다. 날씨가 더워 여름옷 하나만 걸치고 산행을 하였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생계령에 이른다(08:52). 좌측편으로 임도가 있는데 이 길로 내려가면 42번 국도가 나온다.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오르막길로 올라간다. 829봉을 지나자 멋있는 노송지대가 나온다. 홀딱벗고새와 뻐꾸기가 교대로 불러주는 봄노래를 들으면서 발걸음도 가볍게 걸어간다. 앞서간 사람들이 없는지 가끔씩 거미줄이 얼굴에 달라 붙는다. 922봉 오름길은 매우 가파르다. 922봉에서 민둥산으로 뻗은 산줄기가 대간줄기같은 느낌이 들었다. 잠시 숨을 돌리며 뒤돌아보니 사라진 자병산 자락이 송전탑과 함께 보인다. 힘겹게 922봉에 올라서자(10:06) 사방 조망이 시원하다. 석병산이 저멀리 오똑하게 솟아 있고 가야 할 능선이 올망졸망하게 보인다. 가스(박무)가 없으면 푸르른 동해가 보이고 지나온 두타청옥산이 보이련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완만한 오르내림의 능선길을 따라 걸어간다. 등산지도에는 가시잡목길로 설명되어 있지만 등로를 정비하여 편안하게 지나간다. 능선길 좌측편 숲속에서 부스럭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와 멧선생같은 산짐승이 아닌가 긴장하였는데 알고보니 산나물을 케러 온 사람들이었다. 삼각점이 있는 900.2봉에 올라서자(10:45) 전망이 트인다. 조망을 위하여 산림청에서 주변의 잡목을 제거하여 놓았다. 정상에는 백두대간 설명문이 있다. 자병산 자락과 함께 지나온 대간줄기가 조망된다. 900.2봉에서 내려오자 강릉 산계리에 있는 석화동굴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고병이재를 지나간다(11:03). 헬기장이 있는 908봉에 올라서니 허기가 느껴온다. 산들바람이 부는 그늘진 곳에서 누룽지백반으로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석병산 오름길은 다소 힘이 들었다. 헬기장과 대간갈림길을 지나 우측으로 조금 올라가니 석병산이다(12:24, 일명 일월봉이라고도 부른다.) 석병산은 말 그대로 깍아지른듯한 바위가 병풍을 두르고 있다. 석병산에서 바라보는 조망 또한 시원하다. 가야할 두리봉이 가깝게 보이고 두리봉에서 우측으로 갈라져 봉긋하게 솟은 만덕봉이 우람하게 보인다. 가스가 없으면 대관령 풍차가 보일터인데..... 석병산에서 되내려와서 대간길림길을 지나 두리봉을 향하여 걸어간다. 하산길에서 바라보니 석병산이 암릉미를 자랑하며 서 있다. 올망졸망한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숲길을 걸어간다. 산죽길을 많이 지나간다. 잡목숲으로 우거져 전망이 없는 두리봉에 오른다(13:17). 정상에는 휴게의자와 식탁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오늘 처음으로 일반산행객들을 만났다. 삽당령에서 석병산 산행을 하고 되내려 가는길이라고 한다. 두리봉에서 삽당령에 이르는 구간은 신록의 짙은 숲으로 조망은 없지만 기복이 심하지 않아 산책로나 다를 바 없다. 다소 지루하게 걸어간다. 이윽고 급경사 통나무계단길로 내려서서 임도를 지나 내려오자 삽당령이다(14:45). 삽당령에는 동물이동통로가 있으며 도로 건너편에 산신각이 있다. 강릉에서 정선으로 가는 35번 국도가 지나가고 있다. 이번 산행은 지난번 산행에 비하여 코스가 짧고 등로가 양호하여 소풍같은 산행이 되었다. 다정님 산행기에 의하면 매시 20분경에 강릉행 시외버스가 지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삽당령 휴게소 할머니에게 물으니 55분에 있다고 한다. 15:20경에 직행버스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손을 흔들었으나 무시하고 그냥 지나간다. 갑자기 허탈감을 느낀다. 아마 요즘에는 세워주지 않나 보다. 지나가는 택시로 임계면소재지로 이동하였다(차비 6,800원). 정선군에 속하여 있는 임계면 소재지는 규모가 큰 편이다. 임계에서 16:05에 출발하는 시외버스로 강릉터미날에 도착하여 근처식당에서 순두부백반으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시외버스(강릉에서 17:40에 출발)와 무궁화열차(대전에서 21:15에 출발)로 귀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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